마리몬드 구매 시민들 “소비와 기부를 함께하는 것인데…불신 커져”
마리몬드 측 “정의연·정대협에 정상적으로 입금 회계처리 된 것 확인”
“인권문제 해결 위한 사업 추진하는 투명한 단체에 기부금 전달 예정”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의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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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부실 회계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의 기부금이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전신)의 국세청 공시자료에 누락된 것으로 확인되자 마리몬드를 즐겨 쓰던 시민들은 “다시 못 살 것 같다”며 당혹감을 표했다. 마리몬드 측은 “투명한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좋은 취지로 마리몬드 제품을 사용해 왔던 시민들은 기부금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당혹감을 표했다.
지난 21일 서울 성동구의 마리몬드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난 양모(21) 씨는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브랜드라는 건 아는데 정확히 그 수익금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리몬드 매장에서 에코백을 구입한 임모(22) 씨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나 다른 시민단체에 잘 쓰인다는 전제 하에 똑같은 재질의 상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들여서 마리몬드라는 브랜드를 사용했던 것”이라며 “소비도 소비지만 기부도 포함하는 마음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마리몬드에서 배낭, 에코백, 휴대전화 케이스 등을 다수 구입했던 대학원생 이모(26) 씨는 “과거 해마다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구세군에 기부하다 관뒀던 이유도 기부금이 불투명하게 사용되기 때문이었는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관련 단체까지 의혹이 생기니 기부에 대한 불신이 더 커졌다”며 “진위 여부를 떠나서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리몬드 측은 22일 헤럴드경제에 “(저희는)시민단체가 아니라 사회적 기업이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직접 소통하지 않고 정의연을 통해 왔다”며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투명한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리몬드는 2012년 설립된 사회적 기업으로 평화의 소녀상 배지를 비롯해 의류, 가방, 휴대전화 케이스 등을 판매한다. 인권 운동가로 활동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과 용기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내세우며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 2017년 정의연이 받은 기부금 중 41%를 마리몬드가 차지할 정도다.
마리몬드 측은 정대협의 공시에 마리몬드 기부금이 누락됐다는 것을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입장문을 통해 “2014~2019년 정의연에 약 11억1911만원, 정대협에 약 6억5422만원을 기부했다. 전달된 기부금이 정상적으로 입금‧회계 처리됐으며 금액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인 계좌로 전달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마리몬드는 2013~2019년 약 6억5422만원을 정대협에 기부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정대협의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를 보면 같은 기간 해당 금액의 83%가 누락된 약 1억885만원뿐만 기부됐다고 공시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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