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을 진행중이며 최근 아시아나항공 출신의 항공 전문가 김이배 씨를 신규 영입한 가운데 1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제주항공 카운터 모습. 2020.05.19. bjk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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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 이어 제주항공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당장 급한 불은 끄겠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연말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난항 중인 인스타항공 인수도 올해 중에 완료될 경우 제주항공의 현금 소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22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제주항공은 전날보다 3.83% 떨어진 1만8850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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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실패 위험은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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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전날 장 후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1214만2857주로 기존 발행주식 대비 약 절반에 해당한다. BPS(주당 순자산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예정발행가는 1만4000원이다. 오는 7월 14~15일에 청약을 진행해 8월 4일에 신주가 상장된다.
유상증자에는 최대주주인 AK홀딩스(지분 56.9%)가 참여할 전망이다. 또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에 20%를 할당에 대규모 실권주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7.75%)와 국민연금(5.74%)의 참여 여부가 변수지만 구주주의 청약이 미달되더라도 주관사가 인수한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자본총계가 증가해 부채비율은 483%에서 275%(1분기 기준)로 하락한다. 그러나 코로나19(COVID-19)가 장기화되고 있어 연말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
제주항공의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80억원이다. 단기 금융자산을 포함해도 990억원에 불과하다. 제주항공은 월 현금 소진액을 500억원에서 300억~400억원까지 축소했지만, 2분기 안에 모두 소진될 수밖에 없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단기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여객 수요 회복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과잉공급인 국내 저가항공시장이 재편되지 않는다면 여객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더라도 운임 경쟁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2분기 제주항공의 국제선 수송 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87.6% 감소하고 전체 매출액도 73.1% 줄어든 8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행 제한이 지속될 경우 올해 말에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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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수·정부 지원 여부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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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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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도 변수다. 제주항공은 인수 건으로 정부로부터 17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수 후 현금 유출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노조와 마찰이 일면서 인수일을 지난 4월 말에서 6월 말로 변경한 바 있다.
인수 지원 외에 아직까지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제주항공 지원 여부는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이번 자구안으로 정부 지원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증권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인수를 제외하고 올해 제주항공이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2438억원으로 추정돼 이번 유상증자만으로는 올해 필요한 현금을 모두 확보할 수 없다"면서도 "유상증자와 같은 자구안이 인정받으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유리해지고 강화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차입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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