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물이 최초 유포된 뒤 24시간이 지나면 삭제 및 차단의 효과가 퇴색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범죄 영상이 최초 공유된 이후 24시간 이내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바른이 21일 서울 서초구 바른빌딩에서 주최한 포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통해서 본 디지털 성범죄’에서 심영섭 방송통심위원회 위원은 “디지털성범죄 정보 유포 초기 티핑포인트인 24시간 삭제 및 차단을 통한 디지털성범죄 정보 초기 확산 방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티핑포인트란 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 한순간 폭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심 의원은 “2시간 이내 삭제·차단 결정은 통신사업자들이 수행해야 하는데, 주말이나 휴일에는 사실상 업무수행 불가능하다”며 “자율조치뿐만 아니라 사후조치에 대한 신속이행을 위해 협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정현지 바른 변호사,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박성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팀장이 참석했다.

김재홍 공익사단법인 이사장은“n번방 사건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강국인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인터넷 윤리를 올바로 지키고 있는지 심각하게 성찰해야 할 때”라며 “IT 기술발전은 그 이용 윤리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사회문화가 파괴돼 오히려 국민 생활의 폐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박철 대표변호사(61·14기)는 “심포지엄이 n번방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처능력 향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토론회 형식의 웹-세미나(웨비나)로 진행됐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