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성과평가·정책지원 보고서' 오는 28일 발표
국가균형발전위, 효과분석 토대 '추가 이전' 국회와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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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가 재부상하면서 KDB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용역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결과를 토대로 공공기관 이전 추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업무의 비효율성과 인력 유출에 대한 걱정과 함께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피해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 중책을 떠안고 있는 국책은행들의 업무 연속성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정부 부처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부가 의뢰해 국토연구원이 수행한 '혁신도시 성과평가 및 정책지원 용역' 결과 보고서가 빠르면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2005년 시작된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효과를 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정 기관을 지방으로 보내겠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지만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국회와 협의를 통해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대 국회에서도 산은과 수은, 기은의 서울 본점을 전북, 부산, 대구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각각 발의되는 등 국책은행은 그간 지방으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아왔다. 올 들어 3월에는 대전과 충남에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추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즌2를 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총선 이후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미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국회의원 당선인 등과 교감하며 공공기관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책은행의 역할과 특성을 무시한 지방이전 요구는 자칫 정책금융기능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수은 행장 재직 시절 지방 이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그는 "수은은 수익의 60%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며 "해외 바이어 및 정부 관계자들이 접촉하기 위해선 서울이 영업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책은행들은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 경쟁력 훼손, 인력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부가 국책은행에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총대를 메게 한 상황에서 본점 이전 논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위기 심각성을 무시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산은은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용할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항공ㆍ해운 등 기간산업 기업 지원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수은은 두산중공업과 대한항공 등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기업은 물론, 국내 중소 자동차부품 및 소재ㆍ부품ㆍ장비 기업들의 수출 지원에 나서고 있고 기은도 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 지원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책은행 이전 문제에 대해 '금융산업 발전'과 '국책은행의 역할'이란 취지가 아닌 '지역 정치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게 과연 옳으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최첨병을 담당하고 있는 비상시국에서 이전 논의가 나온다는 자체가 내부적 동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면서 "외교부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세종시로 옮기지 않은 것처럼 국가를 대표하는 국책은행들도 서울에 그대로 두는 게 국익이나 효율성면에서 더 낫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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