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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영권분쟁 본격화 DI동일, 지분 4% 가진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터… 고려아연과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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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DI동일 사옥./DI동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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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5시 5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DI동일(디아이동일)을 둘러싼 대주주와 소액주주 연합 간 갈등이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이 회사 지분 4%를 보유한 캐스팅보터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 지분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 국민연금의 선택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I동일은 오는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신민석 전 라데팡스 부대표 등 8명으로 이뤄진 소액주주 연합이 지분 3.2%를 모아서 감사위원 교체를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했고, 회사 측이 받아들여 주총이 열리게 된 것이다. 신민석 부대표는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한 KCGI에서 일한 데 이어 라데팡스 소속으로는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 개입한 바 있다.

이들이 제안한 감사 후보는 천준범 변호사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MBK파트너스 측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소액주주 연합은 일단 감사위원 교체에 성공하고 나면 사측의 배임이나 횡령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본 뒤 다음 절차를 밟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DI동일은 동일방직을 모태로 한 기업으로, 현재 동일그룹의 지주사다. 동일알루미늄 등 비상장사 11개를 국내외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6828억원에 달했으며, 영업이익은 63억원이었다. 전년도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299억원, 447억원이었다.

DI동일은 현재 정헌재단(9.79%), 서민석(6.28%) 회장, 서태원(1.52%) 사장 등 대주주 지분율이 총 19.01% 수준이다. 이번에 임시주총을 청구한 소액주주 8명이 도합 3.2%를 보유 중이며,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15% 이상 모여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양측은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위임장을 받으며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지분 4%를 들고 있는 것이다.

소액주주들이 감사 교체를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DI동일이 최대주주 정헌재단에 4년 간 96억원을 빌려준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정헌재단 직원이 총 7차례에 걸쳐 재단 소유의 DI동일 주식 25만5975주를 담보로 124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주가가 떨어지며 증권사에서 반대매매가 나오자 재단 측이 이를 막기 위해 DI동일에서 돈을 빌린 것이다. 재단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58차례에 걸쳐 자금을 빌렸다고 한다. 반대매매로 주식이 매각될 경우 대주주 측 지분율이 10%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었던 만큼, DI동일과 재단 입장에선 위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상법상 상장사는 원칙적으로 주요 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신용공여를 할 수 없다. 다만 이사회 의결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친다면 예외적으로 신용공여가 가능한데, DI동일은 이사회를 한 차례도 열지 않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게 소액주주 측 입장이다. 최근 소액주주 측이 이를 문제삼자 이사들에게서 사후 추인을 받아왔다고 한다.

소액주주들은 정헌재단 직원의 횡령 사건이 터진 직후 DI동일 감사 김모씨가 정헌재단 사무국장을 겸직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대주주를 견제할 의무가 있는 감사가 그 재단에서 겸직까지 하며 오히려 대주주의 경영권 사수를 도와줬다는 취지다. 때문에 감사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게 소액주주 측 입장이다.

그 외에도 소액주주들은 DI동일이 자사주를 28%까지 사면서 주가를 한 달간 30%가량 끌어올린 뒤 정헌재단이 고점에서 지분을 팔았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지난해 10월 DI동일은 3년 만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때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주가가 32.5%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자 정헌재단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지분 1.3%를 팔아 약 100억원을 손에 넣었다. 이 액수가 DI동일로부터 빌린 돈(96억원)과 거의 같은 만큼, 회사가 표면적으로는 기업가치 제고를 표방하며 대주주의 차입금 상환 자금을 마련했다는 게 소액주주 측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서울 수서경찰서에는 DI동일을 상대로 한 고소장(배임 혐의)이 제출된 상태다.

소액주주들은 정헌재단이 DI동일로부터 돈을 빌릴 때 연 4.6%에 못 미치는 2.9~4.5%의 이자를 적용받았다는 점도 지적한다. 세법에서는 특수관계자간 자금 대여 시 배임 이슈를 막기 위해 일정 수준의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하게끔 규정한다. DI동일은 당시 기준으로 연간 4.6%의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해야 했다.

한편 DI동일은 과거 동일방직의 공장 부지 등 부동산을 1조원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자산 평가를 다시 하면 2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인근 본사 부동산만 8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그 외에도 서울 구로와 인천에 각각 1000평, 2만평 규모 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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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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