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대통령 때문에 몇 명이 죽나”…가짜 시신가방 연출도
한 남성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가 거짓말해 사람들이 죽는다’는 글귀를 새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트럼프가 거짓말해 사람들이 죽는다(Trump lies, people die)’는 글귀를 새긴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줄곧 마스크의 필요성을 낮게 평가해왔고 최근 연방 정부의 마스크 착용 권고에도 공개 석상에서 제대로 쓰지 않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시위대는 이날을 ‘전국 애도의 날’로 정하고 워싱턴DC 트럼프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모의 장례식을 열어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을 추모했다. 이들은 차량 수십 대를 줄 세워 경적을 울리고, 50개가 넘는 가짜 시신 가방을 늘어놓기도 했다.
민중민주센터, 무브온, 인디비저블, 케어 인 액션 등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주도 아래 일부 시위대는 마스크에 새긴 문구와 같은 글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질타했다. 이외에 ‘대통령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무덤을 파는 것이냐(How many graves can a president dig?)’는 현수막을 펼쳐 든 모습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개인 보호장구와 의료장비 생산 체제로 전환한 미시간주의 포드 자동차 로슨빌 부품공장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시찰하고 있다. 입실랜티=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스크 무용론’ 등 가짜 정보를 퍼트리는데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그가 상황을 안이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조금 더 빨리 대응했다면 희생자 수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 현장 방문 자리에서 포드사와 미시간주 법무장관의 요청에도 불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또 눈총을 받았다. 생산현장 시찰 중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마스크를 쓰기도 했지만 이내 벗었다고 한다.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묻는 질문에 그는 “언론이 내가 마스크 쓴 것을 보는 즐거움을 주고 싶지 않다”라고 답했다.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160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9만6,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프리 샤먼 컬럼비아대학 수석 연구원이 역학 모델을 이용해 진행한 연구에서는 미국 전체의 봉쇄정책을 2주 일찍 시작했다고 가정할 경우 사망자 수는 84%, 확진자 수는 82% 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