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달성 부담 줄여야… 안정ㆍ고용이 중요
사상 초유의 사태…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
리커창 중국 총리가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3기 13차 회의 개막식이 열린 인민대회당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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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업무보고에 나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듯 장황한 설명을 내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중국이 겪는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리 총리는 올해 중국의 주요 경제과제로 △900만개 도시 일자리 제공 △소비자물가지수(CPI) 3.5% 유지 △보다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수출입 통한 국제수지 균형 △경제성장에 발맞춘 개인소득 증대 △농촌의 빈곤 퇴치 △금융 위험요인 효과적인 예방과 통제 △GDP 대비 에너지 소비와 오염물질 배출 감소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완성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쏙 빠졌다.
이에 리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세계 경제와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성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성장의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지 않아야 6대 전선의 안정과 6대 분야의 안보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경제의 기초체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번영사회를 건설하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6대 전선은 △고용 △금융 △대외무역 △외국인 투자 △국내 투자 △기대심리, 6대 분야는 △직업 안정성 △기본 생활 수요 △시장 주체간 상호작용 △음식ㆍ에너지 안보 △안정적인 생산 공급 △정부 기층조직의 기능을 일컫는다.
리 총리는 “고용 안정과 삶의 질, 빈곤 퇴치, 소비 활성화, 위험 방지를 위한 노력 등이 경제성장의 기반”이라면서 “외부 충격에 대응하고 경제의 선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그 동안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수치를 앞세워 양적 성장에 치중하던 과거와 달리 고용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기조 속에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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