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전인대 업무보고서 성장률 목표 제시 안해
재정적자율 3.6%로 대폭 확대…경기부양 의지
특별국채 1조위안 발생…13년만에 처음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시작을 알리는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전체회의 개막식이 2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 사진은 개막식에 등장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오른쪽) 총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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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이 올해 구체적인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불학실성이 커지면서 목표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재정적자율 목표치를 이례적으로 대폭 높이는 등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 인민대표대회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목표에 대해 “고용 안정을 우선시하고 빈곤 퇴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며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의식주 걱정이 없는 비교적 풍족한)사회 건설 목표 임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994년 양회부터 국내총생산(GDP) 개념을 도입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마이너스(-) 6.8%를 기록한데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목표 설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국은 6~6.5%이라는 목표를 제시해 6.1% 성장률을 달성했다.
중국 정부가 올 한해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낙관적이지 않다.
리 총리는 올해 도시 실업률 목표를 ‘6% 좌우’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실업률 목표인 ‘5.5% 좌우’를 웃도는 수치다. 코로나19로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으면서 목표를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또한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수준 목표를 3.5% 안팎으로 높였다. 중국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소비자 물가가 급등한 반면 경기 침체로 생산자 물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물가상승률 목표를 3.0% 정도로 유지했었다.
특히 리 총리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6%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8%에서 0.8%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중국은 재정 적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위안(약 173조원) 더 확대하고, 동시에 1조위안의 특별국채를 발행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냈다. 특별 국채는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 찍는 것이다
인프라 재원 확보에 주로 쓰이는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규모는 3조7500억위안(약 649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6000억위안 급증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재정적자율을 암묵적 상한선인 3% 안에서 조절해왔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 속에서도 지난해 재정적자율 목표를 2.8%로 3% 아래로 설정했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재정적자율 목표를 3.5~5%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리 총리는 또한 통화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통화정책에 있어 지난해엔 적정한 탄력(松緊·송진)을 강조했고, 올해는 적정한 융통성(靈活·링훠)에 초첨을 맞춘다고 밝혀왔다. 이번에 이 융통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리 총리는 “지급준비율 및 금리 인하, 재대출 등 수단을 종합해 광의 통화 공급량과 사회 융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명확하게 높일 것”이라며 “위안화 환율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발표한 ‘2020년도 1분기 통화 정책 이행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와 사회에 유례없는 충격을 줬다”며 약 2년 만에 ‘대수만관(大水漫灌·물을 대량으로 푼다)식 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대규모 돈 풀기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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