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친 충격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국내에선 다소 주춤해졌다고 하나 세계적 팬데믹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태가 장기화되고 경제적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시점에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경제 위기 극복 각오를 함께 다졌다는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는 크다.
‘디지털 경제’를 다시 강조하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미래 산업 기반을 마련해 나가자고 제안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위기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과거의 결과가 입증해 주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외환위기 때는 정보기술(IT)산업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는 녹색산업을 육성했다”고 말한 게 그것이다. 디지털경제 역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선제적 투자가 결합되면 얼마든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 기업들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의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역할이 절대 중요하다. 기업이 건재해야 고용이 창출되고, 경제의 활로도 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문 대통령이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날 ‘한배론’을 거듭 언급하며 “정부와 기업이 ‘으샤 으샤’하는 분위기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서 그 절박함이 묻어난다. 사실 이날 재계와의 간담회 본질도 결국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기업에 전하는 자리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경제 전시상황’이라고 전제하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국민의 삶과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업을 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면 기업은 언제든 그 위에서 춤을 추게 된다. 그 토양은 두말할 것 없이 규제 개혁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려면 규제의 장벽부터 넘어야 한다. 그게 선행되지 않으면 단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규제 혁파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아쉽고 안타깝다. ‘K-방역’을 통해 국가적 위기 극복 역량이 확인됐다. 그 저력을 경제에 접목시키는 첫걸음은 과감한 규제 개혁이다. 그래야 기업도 한배를 탔다는 실감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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