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039490)이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노출돼 후순위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영업에 필요한 자본은 적은데 보유자산 중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자산은 많기 때문에 채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늘리려는 것이다. 후순위채권은 회계상으로 부채이지만 채권자에게 가장 늦게 상환해도 돼 금융당국과 신용평가사가 보는 영업용순자본비율(구 NCR)에서는 유동성 자기자본으로 분류된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 정해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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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경영진은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에서 현재 키움의 신용등급을 ‘AA-’로 부여하고 있는데 이 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의 자본 건전성을 간신히 맞추고 있어 후순위채를 발행해 이를 보완하려는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채권 금리가 높아 발행할 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키움이 후순위채를 발행해 더 높이려고 하는 지표는 영업용순자본비율이다. 영업을 하는데 쓸 수 있는 돈인 영업용순자본을 해외부동산이나 현지법인 투자, 인수금융(기업 M&A에 필요한 돈을 제공하는 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해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은 금액(총 위험액)과 비교해서 산출한다.
신평사들에 따르면 AA-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선 영업용순자본비율이 최소 150%이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 증권사의 총 위험액이 100억원이라면 최소 150억원의 영업용순자본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투자협회와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키움증권의 영업용순자본은 1조5028억원, 총 위험액은 9225억원이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162.8%다. 신평사의 최소요구 조건인 150%를 넘지만 예상치 못한 손실이 늘어날 경우 바로 신용등급 강등이 가능한 상황이다.
키움증권과 비슷한 규모의 영업용순자본을 보유한 유안타증권(003470)과 비교해봐도 키움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은 크게 낮은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의 영업용순자본은 1조207억원인데 총 위험액은 3380억원이다. 영업용순자본비율도 301.9%로 키움의 2배에 가깝다.
키움증권이 계획대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면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후순위채권은 채권자들에게 가장 마지막에 상환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회계상으로는 부채이지만 자본건전성을 평가할 때는 자본이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했다. 키움증권의 총 자본은 2조1363억원, 총 자산은 25조5677억원(3월말 기준)이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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