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패싱하는 애플, 단말기 수급난 여전
리브 M 급성장·이통사 공격 마케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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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중저가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출시되지만 알뜰폰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알뜰폰' 패싱이 계속되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M의 급성장 등 악재가 이어져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SE 2와 갤럭시A51 5G, 갤럭시A31, 벨벳 등 중저가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 추이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M을 제외한 알뜰폰 사업자들은 중저가 스마트폰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폰SE 2를 수급하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 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ㆍ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감소세다. 지난 3월 말 기준 756만명으로 9개월 전보다 53만명 줄었다. 국내 알뜰폰 사업자는 총 40개사로 주요 사업자는 LG헬로비전(헬로모바일), KT엠모바일, SK텔링크(SK세븐모바일), 미디어로그(U+알뜰모바일) 등이 있다.
◆이통사에 치이고, 요금 경쟁까지 불붙어= 단말기 수급 문제는 알뜰폰의 아픈 손가락이다. 삼성ㆍLG 등 제조사는 중저가 단말기를 알뜰폰으로도 출시하지만 아이폰은 예외다. 알뜰폰용 아이폰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가입 경쟁에서 밀리는 것이다. 게다가 이동통신사들이 대리점에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면 3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입지는 더 좁아졌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의 장려금 공격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많이 감소했다"며 "가입자 수가 반등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시장에 진출해 요금 경쟁을 촉발한 KB 리브M도 알뜰폰업계에는 불편한 존재다. 리브M은 지난달부터 월 2만2000원에 LTE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국민은행 가입자를 대상으로 1년 요금 무료 프로모션까지 확대하는 등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리브M은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5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알뜰폰 제도 '불안정성'도 해결해야= 알뜰폰 도매대가 산정과 전파사용료 면제 등 지원 정책이 한시적이라는 점도 문제다. 이통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의무 제공하도록 하는 '도매제공의무제도'는 일몰제로 운영되고 있다. 20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2022년 3월까지로 연장됐지만 3년 뒤 연장 여부는 재논의해야 한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망 도매대가가 1년 단위로 산정되다 보니 생산원가를 모르는 상황에서 마케팅을 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망 도매대가 인하 기준을 법제화하는 등 알뜰폰 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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