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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단독]4년전 시의회 감사요청 묵살…호미로 막을수 있었던 `나눔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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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시의회 회의록 분석

2016년 12월 회의서 "'나눔의 집' 회계감사 필요" 지적 제기

시의원 지적에도 광주시선 점검 없어…부실 운영 키워

뒤늦게 점검 나선 경기도 "특사경 투입해 수사"

[이데일리 박기주 손의연 기자] 최근 부적절한 운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나눔의 집)의 회계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미 4년 전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결국 당시의 문제 제기는 공염불에 그쳤고, 계속해서 부적절한 운영이 지속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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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집행 문제에 대한 내부 고발이 나온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 모습.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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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감사대상 올려야”…4년전 시의원 지적 있었다

22일 이데일리가 경기도 광주시 시의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12월12일 열린 행정복지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황명주 시의원은 “본 위원이 들은 얘기로는 (나눔의 집에서) 운영자들이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나눔의집처럼 보조금이 나가는 시설에 대해서는 한두 번 정도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회계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회의에서 광주시 담당 공무원은 회계감사를 검토하겠다고 대답했고 황 의원은 회의 후에도 해당 공무원을 불러 나눔의집을 감사대상에 올려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하지만 나눔의집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황 전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시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이 시설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부적절한 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지적한 것”이라며 “하지만 시 예산이 적게 투입되다 보니 이에 대한 조사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광주시는 나눔의집 등 관내 시설에 주는 보조금에 대한 지도 감독 권한이 있고, 후원금에 대해선 경기도에 지도 감독 권한이 있다. 만약 당시 광주시에서 시의회의 지적을 토대로 나눔의집의 운영에 대해 일부 문제점을 발견한 뒤 경기도 등과 함께 감사를 확대했다면 이 시설의 부적절한 운영이 더 빨리 지적되고 개선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 3월 나눔의집 내부 직원의 폭로 후 나선 광주시의 시설 지도점검 과정에서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의 회계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문제점이 확인됐다. 시설장(안신권 소장)이 법인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법인회계가 시설회계 업무를 대행하기도 하는 등 부적절한 운영이 많았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6년)당시 시의원의 지적을 받은 담당자가 나눔의집을 관리하는 부서에 업무를 넘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며 “나눔의집을 포함한 노인요양시설을 관리하는 직원이 너무 적어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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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집행 문제에 대한 내부 고발이 나온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평화의 소녀상이 서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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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관리 엉망, 증축공사에도 위법사항 발견”…道, 특사경 투입해 수사

한편 지난 13~15일 경기도의 나눔의집 특별점검 결과 나눔의집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기능보강사업(증축공사)을 진행하면서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홈페이지에만 입찰공고를 한 후 계약을 진행하는 등 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또한 후원금 전용계좌와 법인운영 계좌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후원금의 관리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시설의 내부고발자 등에 따르면 나눔의집은 주차장 등으로 쓰이는 농지 1008㎡를 지난 2015년 3억9000만원에 취득해 대부분 나눔의 집 시설장 명의로 등기를 했고, 2016년에는 야산 6479㎡를 2억원에 매입하면서 비지정후원금을 사용했다.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 규칙에 의하면 비지정후원금은 토지·건물의 취득을 위한 자산취득비로 사용할 수 없다.

경기도는 적발된 내용에 대해 행정 처분을 하고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관으로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책임은 책임이고 헌신은 헌신”이라고 전제한 뒤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을 때 나눔의집이 피해 할머님들을 위해 선도적인 노력을 해온 점은 충분히 존중돼야 하지만 아무리 대의에 따른 선행이라 해도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기는 기회”라며 “이번 사태가 나눔의집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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