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A(15)군 등 2명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4.9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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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자 동급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중학생 2명이 첫 재판에서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검찰측 증거에 동의하지 않아 향후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이 사건은 피해자 어머니가 가해자들의 엄벌을 호소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및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기소 A(14) 군과 B(15)군의 1심 첫 재판이 22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고은설) 심리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A군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말했으나, B(15)군의 변호인은 "(A군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성폭행을 시도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B군 변호인은 또 "사건 현장(아파트 28층 계단)에 있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현장과 분리된 옥상에 있었다"고 말했으며, 검찰 측 증거 상당수에 대해 동의하지 않거나 입증 취지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군의 변호인도 이날 증거 채택 과정에서 "법정에 제출된 증거 중 B군의 진술 부분을 동의하지 않는다"며 "B군이 A군에게 (모든) 혐의를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피고인 2명의 진술이 달라 증거조사와 증인 신문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 달 증거조사 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A군 등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인천의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C(14)양에게 술을 먹인 뒤 옥상 인근 계단으로 끌고 가 잇따라 성폭행을 하거나 시도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C양을 성폭행했고, B군은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검찰의 보강 수사 결과 A군이 범행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촬영했다가 삭제한 기록이 발견됐다.

C양은 A군 등 2명이 괴롭히던 학교 후배와 친하다는 이유로 범행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C양 어머니가 가해자들을 엄벌해달라며 국민청원 게시판에 쓴 글에는 40만명이 동의했다.

C양 어머니는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오늘 너 킬 한다'라며 제 딸에게 술을 먹였다"며 "얼굴을 때리고 가위바위보를 해 순서를 정한 뒤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딸은 정형외과에서 전치 3주, 산부인과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며 "가해자들은 특수준강간상해라는 중죄를 저지른 성범죄자들로 반드시 10년 이상이나 무기징역의 엄벌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C양 어머니는 또 "중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있다"며 "피해자들은 보호하지 않고 악질적인 범죄자들을 보호하는 소년보호처분 체계를 반드시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