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비싼 술’ 이미지 없애 매출 증가
코로나로 인한 ‘홈술’ 트렌드도 영향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홈술(집에서 술마시는)’족이 늘면서 와인도 덩달아 인기다. 특히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1병에 5000원 미만의 와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마트는 지난달 23일 4900원짜리 칠레산 화이트와인 ‘도스코파스 샤도네이’를 출시했다. 복숭아·파인애플 등 상큼한 과일향이 특징으로, 더워지는 날씨에 시원하게 칠링해 치즈·해산물·샐러드 등과 마시기 적당하다. 이 와인은 출시 2주 만에 5만병이 팔렸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8월 도스코파스 레드와인 2종을 선보였다. 두 제품은 지난 21일 누적 기준 180만병 이상이 팔렸다. 이마트 와인 내 매출 순위에선 1, 2위를 차지한다. 주류 카테고리로 확대하면 6, 7위로 소주, 맥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마트의 ‘도스코파스’ 레드와인. /이마트 제공 |
홈플러스는 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와인 ‘카퍼릿지’ 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인 미국 ‘갤로’와 홈플러스가 함께 협업해 선보였다. 가격은 1병에 4990원으로, 화이트진판델(로제)을 포함해 까베네쇼비뇽(레드), 멜롯(레드) 등 3종이다. 이 와인은 21일 기준 총 11만병 이상이 팔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1병에 4800원인 ‘나투아 스페셜 셀렉션’ 와인 2종을 출시했다. 칠레 유명 와이너리 몽그라스에서 햇 포도로 생산한 와인으로, 까베네 쇼비뇽과 멜롯 두 가지다. 두 상품은 현재까지 15만병이 판매됐다.
업계에선 5000원짜리 가성비 와인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이전까지 ‘와인은 비싼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소주, 맥주에 비해 대중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대형마트들이 5000원 미만의 와인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이 와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형마트들이 와인 가격을 5000원 미만으로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와인 수입 단계부터 물량을 대량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경우 도스코파스 샤도네이 와인을 100만병을 주문했다. 한 번에 3000병을 주문하는 게 보통인데, 이보다 333배 많은 수준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대량 주문을 통해 원가를 절감, 5000원 미만의 와인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한 대형마트 와인 담당자는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는 만큼 와인 기획부터 최종 선정까지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며 "제품 출시 약 6개월 전부터 칠레 등 현지 와이너리에 직접 가서 와인을 시음한 후 10여종의 후보군을 국내로 들여와, 와인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해 제품을 최종 선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bra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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