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확정안돼 사면 불가하고 확정판결도 시일 오래 걸릴 듯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5.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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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 수년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언급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문 의장은 21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정부의 남은 임기 2년과 21대 국회의 과제로 '통합'과 '개헌'을 제시하며, 그 일환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만약 누군가 건의할 용의가 있다면 과감히 통합의 관념으로 확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적기"라며 "물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놓칠수록 의미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대법원에서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게다가 파기환송심이 진행중인 박 전 대통령은 유죄판결이 날 경우 상고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 재판은 뇌물사건과 함께 구속집행정지의 효력에 관한 쟁점도 함께 검토되고 있어 판결 확정까지는 앞으로도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명박(왼쪽)·박근혜 전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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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은 3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1심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등과 관련해 최서원씨(개명전 최순실)와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며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이 무죄로 봤던 일부 뇌물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으로 형량을 올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 재임 중 저지른 뇌물범죄의 경우 분리 선고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일 열린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5년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오는 7월10일 오후 2시40분에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미 앞선 4번의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한만큼 파기환송심에서도 형량의 차이가 있을뿐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혐의를 전면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에 대해 상고할 것으로 예상돼 재판이 끝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스(DAS)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8년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서울고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2년과 벌금 130억원을, 횡령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조건부 보석결정으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이 전 대통령은 보석 취소에 따라 350일만에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하며 구속집행은 즉시 정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항소심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가 있는 때 집행정지 효력이 있는지 견해가 대립되므로,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 결정 때까지 구속집행을 정지한다"며 석방했고,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의 구속집행 정지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했다.
피고인이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한 피고인의 보석취소 결정 집행을 정지한 것도 선례를 찾기 힘들다.
대법원은 지난 3월 재항고 사건을 접수하고 두달째 검토중이다. 대법원이 재항고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데는 통상 4개월이 선고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선례가 없어 결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재항고 사건은 본안 사건과 별개이기 때문에 본안 사건의 심리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항고에 대한 결론이 뇌물 등 본안 사건과 함께 선고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에 횡령, 뇌물 관련 혐의에 재항고시 구속집행정지 효력에 대한 쟁점이 더해지면서 대법원이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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