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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사설]사상 처음 성장률 목표 제시 못한 中, 우리 경제 직격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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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어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개막식에서 해마다 발표하던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중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리커창 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고 중국 발전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요소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스스로를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 경제’라고 한다. 이에 따라 해마다 전국인대에서 그해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여기에 맞춰 자원을 통제한다. 그런데 목표조차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여파로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5.43% 폭락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작년에는 6.1%였으나 올 1분기 ―6.8%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성장은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44년 만이다. 리 총리는 1100조 원대에 달하는 ‘중국판 뉴딜’로 경기부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과다 부채에 허덕이고 있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성장률이 5% 밑으로 떨어지면 실업자 양산, 금융 부실 등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차이나 리스크’가 늘 거론돼 왔다. 코로나19가 이런 위기의 방아쇠를 당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대중 수출은 1622억4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26.8%를 차지했다. 수출 대상국 2위인 미국의 2배 수준이다. 중국을 통한 우회 수출도 많아 중국 공장이 문을 닫고 시장이 가라앉으면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되는 구조다. 중장기적으로 수출 및 투자 시장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대중 수출 감소로 입은 외상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내수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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