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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파키스탄 여객기 추락 생존자 "사방서 비명, 3m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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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파키스탄 항공사고 생존자인 무함마드 주바이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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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남부 신드주 카라치 주택가에서 발생한 파키스탄국제항공(PIA) 소속 여객기 추락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2명의 생존자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돈(Dawn) 등 현지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신드주 보건당국은 이날 오전 “탑승자 99명(승객 91명·승무원8명) 가운데 97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며 “생존자는 2명”이라고 밝혔다.

사고기 생존자는 당초 3명으로 알려졌지만 1명은 주택가에 있다가 부상한 여성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생존자는 펀자브 은행장인 자파 마수드와 엔지니어인 무함마드 주바이르다. 이들은 화상과 골절 등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자인 무함마드는 여객기가 추락 전 두 번에 걸쳐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며, 이후 여객기가 화염에 휩싸이자 탈출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고 눈에 보이는 것은 화염뿐이었다”며 “안전벨트를 풀고 약간의 빛이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나는 안전을 위해 3m 정도 높이에서 뛰어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PIA 소속 A320 여객기 PK8303편은 전날인 22일 오후 2시 45분쯤 신드주 카라치 진나공항 인근 주택가에 추락했다. 사고 지점은 활주로에서 1㎞도 채 안 되는 곳이었다.

탑승자의 상당수는 라마단 종료를 축하하는 ‘이둘피트리’ 명절을 즐기기 위해 집을 나선 파키스탄인 가족 단위 여행객으로 전해졌다.

사고기가 주택가로 추락하면서 여성과 아이들 수십 명도 다쳤다. 사고 당시 남성들은 이슬람사원에서 열리는 금요합동 기도회에 참석 중이었다.

한편 항공교통관제통신 내용을 실시간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LiveATC.net’에 따르면, 사고기 조종사는 관제사와의 마지막 교신에서 “엔진을 잃었다”고 말한 뒤 비상사태를 알리는 ‘메이데이’를 수차례 언급했다.

구조 당국은 현장 인근 모든 병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병원으로 이송된 사상자들의 시신을 확인하고 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항공기 사고로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며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희생자와 가족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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