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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격화되는 미·중 기술냉전에…삼성전자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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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제재로 당장 직접적인 영향 없을 듯

화웨이 스마트폰 차질시 메모리 수요 위축 우려

유럽 등서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 효과 기대

TSMC와 파운드리 점유율 좁힐 수 있는 기회도

아시아투데이

EUV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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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석만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부품 조달 통로를 모두 막는 ‘반도체 봉쇄’ 작전에 돌입하면서 미·중 반도체 패권전쟁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도 애플·퀄컴 등 미국 기업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상태여서 변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의 ‘큰손’ 고객사이면서 경쟁자인 만큼 반도체·스마트폰 부문에서 득실이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이지만,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데 무게추가 기우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두고 당장 삼성전자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제3국 기업이라도 미국의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재조치가 화웨이나 계열사가 의뢰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시스템반도체의 위탁생산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 미 정부 제재로 퀄컴 등 미국 반도체업체로부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핵심 반도체 부품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반도체를 설계하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에 생산을 맡겨 왔는데, 이 같은 ‘우회로’를 차단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는 이번 화웨이 제재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지만, 화웨이가 핵심 반도체를 조달받지 못해 스마트폰 완제품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화웨이 스마트폰의 출하 감소가 장기화되면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도 함께 위축될 우려가 있어 삼성전자에게는 부정적이다. 화웨이는 2018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삼성전자의 주요 5대 매출처 중 하나였다.

다만 미국이 이번 제재에 120일간의 유예기간을 둔 만큼 화웨이가 주요 부품에 대한 재고 축적에 서두를 공산이 크다. 화웨이는 미 정부의 추가 제재조치가 나오자 TSMC에 5나노와 7나노 공정의 반도체 7억달러(약 8600억원)어치를 긴급 대량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반짝 특수’도 예상되는 이유다.

업계는 특히 IM(IT·모바일) 부문에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화웨이의 생산차질이 삼성전자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화웨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 스마트폰 2억4050만대를 판매하며 삼성전자(2억9510만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점유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구글 서비스를 탑재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4분기 삼성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2%포인트 상승한 전례도 있다.

TSMC의 화웨이 신규 수주 중단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도 나오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역시 미국산 반도체 기술을 사용하는 데다 미·중간 갈등 관계를 고려할 때 화웨이로부터 수주가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일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재근 한양대 반도체공학 교수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평택에 EUV 파운드리 라인을 새로 구축하기로 한 것도 TSMC보다 5나노 공정 캐파(생산능력)를 더 빨리 확보해 커지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전망치는 TSMC가 54.1%로 1위, 삼성전자가 15.9%로 1~2위간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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