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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선거청부사’ ‘응급전문의’ 김종인, 또 한번의 ‘매직’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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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 재등판

여야 위기 상황마다 구원투수 역할

성공 여부 미지수 독 든 성배될수도

헤럴드경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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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종인(80) 미래통합당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돌아온다. ‘뇌가 없고’(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평), ‘복원력을 잃은’(김세연 통합당 의원의 평) 통합당을 되살리기 위한 대수술을 집도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의 손자인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한국 정치사의 대표적인 원로다. 지난 1981년 제11대 총선에서 첫 당선된 김 내정자는 20대 총선까지 모두 5차례 ‘금배지’를 받았다. 정치 경력만 근 39년인 셈이다. 경제학자인 그는 자신의 ‘경제 민주화’ 철학을 받아주는 곳이라면 여야 구분 없이 움직였다.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등 이미 할만큼 해봐서인지 김 내정자의 언행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그래도 판만 깔아주면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그는 19대 총선과 대선, 20대 총선 때 승리의 현장 한가운데 있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그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 없이 선거 청부사, 응급 전문의, ‘직업이 비대위원장’ 등의 호칭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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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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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내정자의 공식 업무 시작 일은 다음 달 1일이다. 그의 재등판은 예상된 일이었다. 통합당 안에선 김 내정자를 빼면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통합당은 전국 단위 선거에만 4번을 연거푸 진 만큼, 이번에는 확실한 승부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합당은 2010년 이후에만 비대위를 7번이나 차렸다. ▷2010년 6월 김무성 비대위 ▷2011년 5월 정의화 비대위 ▷2011년 12월 박근혜 비대위 ▷2014년 5월 이완구 비대위 ▷2016년 6월 김희옥 비대위 ▷2016년 12월 인명진 비대위 ▷2018년 7월 김병준 비대위에 이어 이번을 더하면 모두 8번이다. 대부분의 비대위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김 내정자는 그런 불안정한 비대위를 특유의 돌파력을 통해 성공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그는 통합당 내 유일하게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되는 박근혜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지휘봉을 잡고 대역전극을 끌어냈다. 민주당도 김 내정자가 있기 전까지는 9년간 패배를 거듭한 상태였다. 김 내정자는 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의 총괄 선대위원장도 잘 소화했다는 평도 듣고 있다. 실제로 신세돈 전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 영입이 없었다면 더 크게 참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김 내정자가 또 다시 ‘김종인 매직’을 펼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김 내정자의 세 번째 비대위가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 강하다. 그간에는 유력 대선후보들의 지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홀로 우뚝 서야 한다. 김 내정자를 못마땅히 보는 당 안팎의 중진들도 적지 않다. 내년 4월까지 임기를 못 채우고 중도하차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내정자도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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