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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G7은 줄줄이 코로나19 침체인데…한국은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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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소프트 랜딩]세계경제 위기 직면한 가운데 한국경제 선방했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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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성장 위기에 직면해 있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2.9%였으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0%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세계경제 GDP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역대 최악이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주요 선진국 그룹인 G7 국가들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은 미국 –1.2%, 캐나다, –2.6%, 독일 –2.2%, 프랑스 –5.8%, 영국 –2.0%, 이탈리아 –4.7%, 일본 –0.9%를 각각 나타냈다.

여기서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G7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바로 앞선 분기의 실적과 비교해 증가율을 따지는 ‘전기 대비’ 성장률 지표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직전 분기의 성장률이 높으면 해당 분기의 성장률은 대체로 낮아지고 반대로 직전 분기의 성장률이 낮으면 해당 분기의 성장률은 대체로 높아진다.

실제로 일본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9%로 G7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다른 G7 국가들은 –0.1%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올해 1분기에 코로나19로 주요국 전체가 충격을 받는 가운데 일본의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다른 주요국들의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 것이다.

일본을 비롯한 프랑스, 독일, 이탈리의 경우 이미 지난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서 올해 1분기에도 역성장을 나타냄으로써 기술적으로 ‘경제 침체’ 상태에 돌입해 있다.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낫다고 하는 영국이나 캐나다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도 0%, 0.1%로 제로 수준의 성장을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2% 대의 성장률을 기록해 사실상 경제 침체에 빠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4분기 0.5%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 –1.2%의 성장률을 기록해 아직은 경제 침체 상태에 빠지지 않았다. 지난 4분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도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일본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오는 2분기에 봉쇄조치 등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미국 역시나 ‘경제 침체’에 빠질 것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한국경제 성장률은 어떨까? 일단 올해 1분기 한국경제는 코로나19의 충격으로 –1.4%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 실적이다. 하지만 G7과 비교하면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3%를 기록해 G7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G7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한국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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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실적과 비교한 전년 동기 대비로 보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분기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를 기록했다. 하지만 G7의 경우 미국 0.3%, 영국 –1.6%, 일본 –2.2%, 독일 –2.3%, 캐나다 –1.4%, 이탈이아 –4.8%, 프랑스 –5.4%로 미국을 제외하면 전부 다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통상 연간 성장률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해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한국경제가 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의 근거가 된다. 최근 KDI는 가장 중립적인(2분기 하락 이후 하반기에 경기가 반등을 나타내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올해 한국경제가 코로나19 속에서도 0.2%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이렇게 한국경제가 1분기 코로나19의 충격 속에서도 선방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안드레아스 바우어 IMF 한국 미션단장 겸 아시아·태평양지역 부국장은 한국이 대규모 진단검사, 빅 데이터를 활용한 신속한 접촉자 추적, 조기격리 등에 기반해 생산중단이나 이동 제한을 최소화함으로써 코로나19 발생과 이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을 모두 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국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강력한 보건체계, 효율적인 정부, 충분한 재정 여력, 특히 높은 의료접근성과 양질의 서비스, 정부 효율성 등을 꼽으며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은 2분기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최근에야 비로소 경제활동이 재개되었음을 고려하면 2분기 전체의 거의 절반 가량이 경제활동이 멈춰지다시피 했다. 다른 G7 국가들의 경우에도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강력한 봉쇄조치가 3월말부터 5월초까지 지속되면서 2분기 경제 충격은 매우 커질 것으로 벌써부터 우려된다.

최근 발표한 4월 OECD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조사대상 32개국 가운데 한국경제만 유일하게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에 따르면 4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9.9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모든 OECD 회원국의 선행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통상 6개월 정도 경기 흐름을 앞서 제시해주는 경기선행지수가 한국만 유일하게 상승했다는 것은 향후 한국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의 충격 속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물론 최근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다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실업자도 크게 늘어나면서 고용 충격이 커지고 있는데다 항공, 해운, 자동차 산업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함께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 등이 겹치면서 경제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주요 선진국들이 거의 공황상태에 가까운 악조건 속에 빠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경제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방역 능력과 높은 재정건전성을 갖추고 당면한 경제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해 내고 있다는 사실은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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