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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두달 만에 집밖 나온 바이든 부부, 트럼프 보란듯 마스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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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바이든, 각각 메모리얼데이 추모

바이든 부부, 나란히 검은 마스크 '눈길'

트럼프 부부는 여전히 '노 마스크' 고수

중앙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인 질 여사가 메모리얼데이(현충일)인 25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참전용사 기념관에서 헌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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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메모리얼데이(현충일)인 25일(현지시간) 순국 장병을 추모하는 행사에 각각 참석했다. 지난달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경선 포기로 바이든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트럼프와 바이든이 같은 날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바이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자택 대기 명령이 내려진 3월 중순 이후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칩거해왔다.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74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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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메모리얼데이(현충일)인 2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역사 유적지 맥헨리 요새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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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대중 앞에 선 트럼프와 바이든은 차림새부터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 묘지에 헌화했다. 트럼프 부부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주변 사람과 거리만 뒀다.

트럼프는 트레이드마크인 빨간색 넥타이를, 멜라니아 여사는 흰색 롱코트를 입었다. 오후에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역사 유적지 맥헨리 요새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코로나19를 “보이지 않는 적”에 비유하며 “바이러스를 정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부인 질 여사와 함께 집 근처 참전용사 기념관을 찾아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했다. 바이든 부부는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천 마스크를 나란히 썼다. 바이든은 기자들에게 “이들의 희생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외출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다고 미 공영방송 NPR이 전했다.

코로나19는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 유세 양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대규모 집회가 금지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 매일 생중계되는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을 직접 주관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3월 10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유세와 12일 코로나19 관련 연설을 마지막으로 자택 대피에 들어간 뒤 온라인 유세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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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메모리얼데이(현충일)인 25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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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확산세가 조금 잦아들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경합 주에 있는 마스크ㆍ인공호흡기 생산시설 방문 등 외부 행사를 늘리며 경제 정상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바이든 측은 “공공 보건과 국민 건강을 최우선에 놓겠다”면서 자택 대피령에 충실히 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이든은 산책이나 자전거 탈 때를 제외하고 집 근처를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향후 유세 전략도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대규모 유세 재개를 원할 뿐 아니라 8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릴 예정인 공화당 전당대회도 ‘정상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샬럿에서 공화당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을 고집해왔는데, 민주당 주지사는 여전히 셧다운 하려는 분위기여서 행사장을 꽉 채우는 게 허용될지 보장이 안 된다"면서 "전당대회 개최 허용 여부를 즉각 밝히지 않으면 장소를 다른 주로 바꿀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민주당 주지사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유로 2만 명까지 앉을 수 있는 행사장을 꽉 채우지 못하게 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8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 예정인 전당대회를 전부 또는 일부 원격으로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WSJ이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예정대로 위스콘신에서 행사가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실책을 비판하고, 경제 재개가 아직 이르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ㆍ공화 양당의 다른 움직임은 코로나19가 각 당 지지층에 타격을 입힌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27%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카운티에서 나왔다. 사망자는 21%로 그보다 적었다. 반면 민주당이 강세인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인구밀도가 높은 동·서부 대도시에선 바이러스 확산이 빨랐고 희생자도 그보다 많이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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