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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고용유지지원금 곧 `고갈`…3000억 비상금까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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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갈위기 고용보험기금 ◆

고용유지지원금 예산 5000억원이 조만간 바닥날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부가 고용보험기금 여유자금으로 쌓아둘 돈 3000억원을 끌어다 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금에서 지출할 돈 대비 준비금(여유자금) 비율은 0.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위기 상황을 대비해 법적으로 1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반 토막 나버린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경영 사정이 악화한 영향을 감안해도 평상시 기금 취지와 관련 없는 곳에 돈을 펑펑 쓴 게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26일 매일경제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2020년 제4차 고용보험기금 운용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정부는 5월 이후 고용유지지원금 예상 소요액을 7211억원으로 추정했다.

4월까지 751억원을 집행했는데 이후 10배 가까운 액수가 추가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예산(5003억원)으로는 부족해 적립금으로 남기려던 2959억원을 미리 당겨 쓰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주가 지급한 휴업수당 대비 67~99%를 지급하는 것으로, 고용보험 가입 사업주가 받는 보험금의 일종이다.

고용부는 "이미 1·2차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4653억원을 증액했으나 특별고용지원업종 무급휴직 신속지원프로그램 신설과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수요가 지속되면서 추가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예산 증액으로 특별고용지원업종 '무급휴직 신속지원프로그램' 12만명, 고용유지지원금 재정 지원 확대 7만8000명 등 총 19만8000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늘면서 고용보험기금의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계정 적립 배율은 0.5에 그칠 전망이다. 적립 배율은 해당 연도 지출액 대비 준비금(여유자금) 비율이다. 즉 쓸 돈과 저금할 돈 비율인데 법적으로 1이 넘도록 운영해야 한다. 2018년까진 1.1을 유지했지만 작년 0.8로 떨어지더니 올해 1차 추경으로 0.6까지 하락했다. 이번 기금운용계획 변경으로 0.5를 밑돌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출이 많아서 적립금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 계정은 구직급여 수입·지출을 관리하는 실업급여 계정과 함께 고용보험기금을 구성하는 양대 축이다.

[김태준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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