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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김어준 배후설 제기에, 이용수 할머니 “다신 그런 말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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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딸 “회견문 내가 받아 적었다

김어준, 궁금하면 내게 전화해라”

최민희 “기부금으로 식사 불가”

김근식 “행사 후 식대로 사용 합법”

중앙일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새마을청년연합 관계자(오른쪽)가 소녀상에 윤미향 구속 촉구 팻말을 놓고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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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시장에서 “메시지(주장하는 내용)를 가지고 싸워서 이기기 힘들다고 느낄 때 뭘 하나? 그 메시지를 발신한 사람(메신저)의 인격을 공격하는 것”(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란 접근법이 있다. 메시지를 논박하기보단 메신저를 비난한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에 대한 이용수(92) 할머니의 문제 제기에 대한 범여권의 대응 방식도 그렇다. 이 할머니의 25일 2차 기자회견 이후 더 심해졌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26일 ‘배후설’을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을 읽어 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니냐”면서다. 특히 이 할머니의 “소수 명망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정대협 성과를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대목을 두곤 “그 연세 어르신이 쓰는 용어가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조직을 이끌 때 드러나는 단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할머니가 직접 반박했다.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무식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기자회견문은 제가 읽다 쓰다 이러다 썼다”며 “옆에 (수양)딸 있으니까 이대로 똑바로 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곤 김씨를 지칭한 듯, “당신도 내 나이가 되어 봐라. 글 똑바로 쓰나. 그런 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거 아니다. 다시는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했다.

민주당원이라는 이 할머니의 수양딸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할머니의 말을 직접 듣고 지웠다, 고쳤다 수일간 논의하면서 기자회견문을 썼다”며 김씨를 향해 “배후가 궁금하면 나에게 직접 전화해 물어보라”고 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윤 당선인이 밥도 사주지 않았다”고 한 이 할머니의 주장과 관련해 “그렇게 기부금을 쓰면 안 된다. 밥을 먹자 그런다고 지출할 수 없는 구조”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선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공식 행사의 주체로 활동하신 할머니에게 행사 후 식대로 사용하는 건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합법적 지출”이라고 반박했다.

여권 성향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장에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있었다는 주장도 퍼졌다. 곽 의원은 당시 여의도에 있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 이후 공식 활동을 일절 접고 종적을 감췄다. 지난 7일 이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직후 적극 해명에 나선 것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그사이 민주당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사실 규명이 먼저”라는 기조에서 “윤 당선인도 입장을 내는 게 순리”(강훈식 수석대변인)란 얘기도 나온다. 나흘 후인 30일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윤 당선인은 임기 중 불체포 특권을 갖는다. 다만 당 안팎에선 부동산 의혹으로 제명된 양정숙 당선인에 비해 윤 당선인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여권과 가까운 시민단체인 데다 ▶윤 당선인에겐 ‘동지’란 의식이 있고 ▶현 정부의 대일 강경 기조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해서란 분석이다.

대구=백경서 기자, 박해리·정진우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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