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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4세의 저는 위안부였습니다"…잊어선 안되는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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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김남이 기자] "저는 위안부였습니다."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5일 준비한 기자회견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기자회견문과 발언 속에서 이 할머니는 일본군‘위안부’로 자신이 겪은 고통과 피해를 명징하게 기억했다.

25일 기자회견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과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과 관련한 의혹과는 별개로 이 할머니가 다시 한 번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를 알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군'위안부'의 증언은 피해 당사자 인권 회복 운동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꼭 기억해야 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남의 집 귀한 딸을 밤에 끌고가...'엄마'라고 소리 지른 것이 아직도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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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의 이동으로 일본군 트럭에 실려 이동중인 위안부들 /사진=여성가족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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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카이샤(ヒカイシャ·피해자)'.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히카이샤‘라는 말을 반복했다. 한국 나이로 16세, 만으로 14세 때 대만 신주 가미가제 부대로 끌려간 이 할머니가 일본인 장교에게 들은 단어다. 이할머는 이후 75년이라는 세월 동안 피해자라는 단어를 품고 살았다.

이 할머니는 "6형제와 살던 집에서 우리 어머니는 불면 날아갈까 나를 기르셨다"며 "치마에 쌀 몰래 숨겨 '수야 이리 온나'하며 밥을 먹이곤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남의 집 귀한 딸을 밤에, 그것도 끌고 가 대만 신주 가미가제 부대로 보냈다"며 아픔을 떠올렸다.

일본군은 위안부를 끌고 온 여성들을 감금하고 폭행했다. 이용수 할머니에는 “방(위안소)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끌고 가서 전기고문과 칼로 몸을 그어서 이렇게 죽여놨다”고 말했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일본군은 이 할머니의 머리채를 쥐어 잡고, 광으로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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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을 확 열더니 밀었습니다. 엎어지면 또 일으켜서가지고 발로...그건 돌덩이보다 더 여문 군화 발이었습니다. 허리를 발길로 차 엎어졌는데, 너무너무 배가 찢어져서 아프고, 죽도록 아파가지고..."라고 이 할머니는 복받쳐 올라 이야기했다.

"저 잘못한 거 없습니다. 그런데도 잘못했다고 빌면서 살려달고 했습니다." 이 할머니가 계속 빌었지만 일본군은 멈추지 않고, 폭행을 일삼았다. 어린 이 할머니는 ‘엄마’를 부르짖었다. 그때 이 할머니가 외친 ‘엄마’는 지금도 이 할머니의 귓가를 맴돈다.

“그때 제가 엄마라고 크게 불렀던 기억이 귀에서 나는지, 머리에서 나는지... 이것이 어린나이부터 지금까지 납니다. 이래도 이걸 왜 그런지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 할머니는 정의기억연대의 전신인 정신대책협의회가 이런 증언 수집에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회복·일본의 사죄 꼭 지켜져야..."여성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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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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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사전에 준비한 회견문에서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 공개와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두 가지가 꼭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 할머니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해야 했던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리고 미래 우리의 후손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데모 방식을 바꾼다는 거지 끝내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방식으로는 교육을 강조했다. 한일 양국 학생을 대상으로한 올바른 역사 교육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였다는 것에 부끄러움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위안부라는 존재가 ‘여성인권’에 폐를 끼치고 있다며 미안해했다. “위안부입니다. 이것이 저는 세계 여성분들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이 말을 꼭하고 싶었다고 했다.

일제강제동원희생자 유가족 단체에서 활동하는 이모씨는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고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권의 노력과 더불어 이런 노력에 협력할 수 있는 시민운동이 새로 자리잡아야 한다"며 "한국에 우호적인 일본 시민들과 교류해 나가면 올바른 역사관도 점점 확대될 것"이라 밝혔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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