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코로나 부실 대응·올림픽 연기·마작 검찰 ‘솜방망이’ 처분…“아베 정권 말기 증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민당 내부서 공개 비판 제기…‘마작 스캔들’로 사직한 전 도쿄고검 검사장에 내려진 경고 처분 두고 “매우 무르다”

세계일보

고개 숙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사히신문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정부를 둘러싼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현지 언론은 아베 정권의 작태를 두고 “말기 증상”이라고 질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부실 대응 논란에 이어 올림픽 연기, 뒤늦은 비상사태 선언 등 악재가 계속된 가운데 기자들과 내기 마작 추문을 일으킨 검찰 고위간부의 처분을 두고 여당인 자유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등 아베 정권 전반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 방위상인 나카타니 겐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이른바 ‘마작 스캔들’로 사직한 구로카와 히로무 전 도쿄고검 검사장과 관련해 정부가 제대로 징계하지 않고 경고의 일종인 ‘훈고’ 처분한 것을 두고 공개 비판했다.

나카타니 의원은 이날 열린 그룹 모임에서 구로카와 전 검사장과 비슷한 일탈로 자위대원이 징계받은 사례를 거론하면서 훈고 처분과 관련해 “매우 무르다”며 “금액이 적어도 내기 마작은 도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청은 모든 힘을 다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기소하는 정부 기관”이라며 “법의 엄격한 운용이라는 의미에서도 엄중한 자세나 처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훈고 처분은 검사총장(우리나라 검찰총장에 해당)이 내렸지만 아베 신조 총리 관저 측이 처분 수위를 낮추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나카타니 의원은 이번 지적은 사실상 아베 총리를 향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잇단 악재가 겹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재집권 후 가장 낮은 수준인 29%까지 떨어졌다.

이를 두고 “말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요라 마사오 마이니치신문 전문편집위원은 이날 칼럼에서 “최근 정치적 위기 상황에 아베 총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민당에서도 ‘더는 함께할 수 없다’는 불만을 얘기하는 의원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당에서 탈아베 움직임이 진행 중”이라며 “이것은 틀림없이 정권 말기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명) 협상이나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등 외교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나아가 “당분간 (아베 총리가) 기사회생할 총선거는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 내년 여름 도쿄 올림픽 개최도 불투명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