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여자 아이들을 협박해 나체 사진과 동영상 등을 전송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ㄱ씨(22)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ㄱ씨에게 5년간의 보호관찰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ㄱ씨는 지난해 4월 인터넷 사이트에 ‘여친 구함’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린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아이디와 나이 등을 댓글로 남긴 ㄴ양(9) 등 3명을 협박해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찍도록 해서 SNS로 전송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ㄱ씨는 피해 아동들에게 연락해 ‘너의 댓글은 나쁜 거니까 신고하겠다’거나 ‘사진을 인터넷에 뿌리겠다’고 협박해 옷을 벗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도록 하고 이를 전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해 아동에게 “옷을 벗고 ‘주인님 ○○이에요’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찍어 보내라”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SNS 메시지를 차단하면 다른 계정을 이용해 접근한 뒤 재차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동영상을 올려 댓글을 다는 13세 미만 피해자 3명을 추행하고 음란물을 제작했다”면서 “협박, 공갈, 강요 등의 범행을 하며 판단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하고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피해자들에게 반복적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동영상이나 사진을 유포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범죄 성향이 징역형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로 상당 부분 교정될 여지가 있어 검사가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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