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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한은 “올해 -0.2%” 22년 만의 역성장 전망… 금리는 역대 최저로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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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 장기화 가능성… 지금이 적기” 금리 0.5%로 인하
한국일보

이주열(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사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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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3월 사상 최저로 낮췄던 기준금리를 28일 한 단계 더 인하하며 0.50%까지 끌어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극도로 위축된 데다 국내 경제 역시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1%에서 -0.2%로 대폭 낮추며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했다.

◇코로나 충격에 디플레 우려… 미중 갈등도 뇌관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16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0.75%로 대폭 인하한 데 이어 두달여 만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를 더 낮춘 배경에는 극도로 악화된 경제 지표가 있다. 한은은 이날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했는데 이는 외환위기 영향을 받은 1998년(-5.1%) 이후 처음 겪는 연간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이미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1.4% 역성장한 우리 경제는 2분기에 더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저점을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용과 물가 지표도 코로나19 충격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6,000명 감소했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1%를 기록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과 내수 부진이 겹치며 갈수록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미국, 유로지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며 “경기 부진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해 지금이 금리 인하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근 다시 불거지면서 국제 교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더라도 추가 악재에 노출될 가능성까지 커졌다. 이 총재는 “미중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화 환율이 중국 위안화 환율에 동조화하는 양상을 지적하며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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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바닥 근접… ‘비전통 정책’도 고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이 이미 제로(0) 수준에 가깝게 기준금리를 운영하는 상황도 이번 금리인하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금리인하가 수반하는 자본유출 우려가 덜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0.50%라는 초저금리는 통화정책이 실질적인 효력을 미칠 수 있는 한도인 이른바 ‘실효하한’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금통위가 앞으로 추가 완화책을 검토할 경우, 주요국 중앙은행이 진행하는 양적완화(통화 완화 목적의 자산 매입) 등 다른 정책 수단을 택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총재는 실효하한과 관련해 특히 미 연준의 정책금리(0~0.25%)를 염두에 둔 듯“우리 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에 있다”고 했지만, 동시에 “이번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답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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