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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트럼프 "G7에 한국 초청 희망"··· 미중 충돌에 '줄서기' 강요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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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회원국 아닌 호주, 러시아 등도 초청 원해"

한국 참여 확정 때는 우리나라 외교적 쾌거지만

미중 갈등 와중에 한국 부담으로 작용 가능성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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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로 예정됐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9월경으로 연기하며, 한국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G7 형식은 매우 구식의 국가 그룹이라면서 비 G7인 한국과 호주, 러시아, 인도 등 4개국을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것(G7 정상회의)을 연기하려고 한다”며 “이는 G7이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적절히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매우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개최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뉴욕에서 유엔 연차총회가 열리는 9월에 개최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할 경우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소통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로 충격을 받은 국가들을 포함, 중국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미국은 애초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말 워싱턴에서 오프라인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개최 확정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G7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을 멤버로 두고 있다. 지난 1973년 1차 오일쇼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옛 서독, 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이 모인 것에서 잉태됐으며, 이후 1975년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며 G5 정상회의로 승격됐다. 이후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해 1976년 G7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이외 국가 초청 의향을 밝힌 것이 G7을 탈피한 새로운 선진국 클럽 ‘G11’을 만들겠다는 의사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G7 플러스 확대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뜻인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다만 현재 G7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점에 비춰 다른 회원국의 동의가 있다면 한국을 포함한 새로운 선진국 클럽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국의 참여가 확정된다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긍정적 소식이자 외교적 쾌거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요 20개국(G20)에 포함돼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며 확대 G7 정상회의를 언급했다고 알려진 부분은 미중 갈등이 증폭되는 와중에 한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국이 ‘신냉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과 거칠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G7으로 구축된 강대국 질서를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기 위해 재편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이번 결정은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이후 미국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에서 주요 선진국의 모임을 주재하려고 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극적인 선회”라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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