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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1조원 원유DLS '올것이 온다'...6월부터 줄줄이 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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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DLS ‘마이너스 유가’로 전 종목 ‘녹인’

국제 유가 5월 약 90% 상승했지만

6월 만기 돌아오는 투자자 좌불안석

증권사 “하반기 WTI 상한선 배럴당 40달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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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사실상 원유 DLS 전 종목이 원금 손실 구간(knock in barrier·녹인배리어)을 건드린 상황에서 6월부터 줄줄이 만기상환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최근 한 달 사이 2배에 달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장 만기를 맞이하는 투자자들은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가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WTI 가격을 토대로 한 공모형 DLS의 발행잔액은 약 9,237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사모로 발행된 원유 DLS까지 포함하면 대략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국제 유가를 토대로 한 DLS는 대체로 우선 WTI를 기초자산으로 담고 추가로 브렌트유 가격 또는 해외 주가지수 등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짜여진다.

원유 DLS는 국제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사전에 약속한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다만 만기시점까지 지나는 동안 국제 유가가 녹인(최초가 대비 40~50%) 아래로 떨어지고, 만기평가 시 최초 가격 대비 약 70% 이하에 있을 경우 큰 손실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재 사실상 모든 원유 DLS들은 녹인을 건드렸다. 4월 20일 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37.63달러 기록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벌어지면서다.

서울경제


문제는 당장 6월부터 만기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실제 오는 3일 미래에셋대우의 DLS 1개 종목의 만기 평가가 예정돼있다. ‘마이너스 유가’ 사태 이후 만기를 맞는 첫 DLS다. 이 상품은 2018년 6월 WTI 가격이 65달러 수준에 발행돼 오는 3일 최소 52달러(80%) 이상이 돼야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WTI 가격은 5월 한 달 간 약 88% 상승했음에도 29일 기준 35달러 선에 그친다. 국제유가가 추가로 약 50% 더 상승해야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는데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6월 초에도 유가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일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의 절반 정도밖에 건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8월은 더 많은 상품의 만기가 몰려있다. 8월의 경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에서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원유 DLS가 만기를 맞는다. 이들 DLS는 WTI 기준 50달러 중반에서 60달러 후반대에서 최초 기준가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8월 국제 유가가 최소 45달러 선까지 상승해야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국제 유가의 상승국면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현재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WTI 가격 범위는 DLS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미치는 못하는 수준이다. 올 연말까지 만기가 다가올 약 300억원 규모의 원유 DLS가 일종의 시한폭탄과 같다는 설명이 나오는 까닭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유가 예상 범위를 30~40달러로 제시했고 KB증권도 올해 말까지 40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WTI 가격을 22~42달러로 예상한다”면서도 “빠른 기간 안에 40달러를 넘어서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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