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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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을 주요 7개국 회의(G7)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30분부터 15분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금년도 G7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한국을 초청해 주신 것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금년도 G7의 확대 형태로 대면 확대정상회의가 개최되면 포스트 코로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대면회의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세계가 정상적인 상황과 경제로 돌아간다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G7 체제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데 한계가 있다”며 “G7체제의 전환에 공감하며,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 이나 G12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중인데 문 대통령 생각은 어떠시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대한 대답 차원이다.

두 정상은 G7에 한국ㆍ호주ㆍ인도ㆍ러시아를 더한 G11 아이디어에 브라질을 포함해 G12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을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인구, 경제규모, 지역대표성 등을 감안할 때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좋은 생각이다. 그런 방향으로 노력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한국 역시 반중 연합 전선에 함께 하자는 취지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일본·호주·인도와는 사실상의 4자 간 연합을 결성했다. 중국을 견제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전략의 핵심 기제다. 미국은 이번에 한국과 함께 호주와 인도를 G7 정상회의에 초청했고, 일본은 기존 G7 멤버다. G11 혹은 G12로 확대된 체제 내에서 한국까지 가세해 중국을 포위하는 5자 연합체를 구성한다면 미국은 보다 유리한 구도에서 중국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두 정상은 미국의 첫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호의 발사 성공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인류에게 큰 꿈을 심어준 매우 멋진 일이었다. 미국이 민간 우주탐사 시대라는 또다른 역사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두 정상이 통화한 건 4월 18일 이후 44일만으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총선 승리를 축하하는 인사를 건넸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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