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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미얀마 정부, SKT에 ‘러브콜’… “한국 기술로 해킹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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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심상수(앞에서 두번째) SK텔레콤 인프라비즈본부장이 에 나잉 모(TV 화면 가운데) 미얀마 국립사이버보안센터 국장과 화상 회의로 통합 보안관제시스템 구축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미얀마의 국가 사이버 보안 시스템에 한국 기술이 쓰인다. 미얀마 정부는 SK텔레콤의 통합보안관제 솔루션을 수입해 국가기밀 유출 방지 시스템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동남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미얀마로 보안 기술 수출 활로를 열게 되면서 아시아 보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미얀마 국립사이버보안센터에 보안 통합 컨설팅 및 솔루션을 수출한다고 2일 밝혔다. 국립사이버보안센터는 교통통신부 산하기관으로 해킹, 디도스 등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국가기밀 유출을 방지하고 국가정보통신망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미얀마에 인프라 보안 전문가들을 파견하고 오는 7월 말까지 통합보안관제시스템 설계부터 구축, 관리까지 통합 컨설팅을 전수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미얀마에 구축할 시스템은 국내 보안 업체 이글루시큐리티의 ‘SIEM’ 보안솔루션과 SK텔레콤의 ‘스마트가드’ 솔루션이다. SIEM은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 응용 소프트웨어(앱) 등 각종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오류, 침해 등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관리자에게 즉각 알려주는 기술이다. 스마트가드는 보안 취약점을 미리 진단하고 위험 발생 시 탐지, 대응, 차단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대응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두 솔루션을 활용하면 보안 위협으로부터 안정성을 확보하고 보안 위험에 대한 대비체제를 통합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미얀마의 교통통신부, 외교부, 교육부 등 정부기관을 이어주는 ‘정부통합 보안관제센터’ 구축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미얀마 정부 보안관제체계는 각 정부기관별로 분리돼 운영돼 왔다. 정부통합 보안관제센터 구축 사업은 이를 일원화하고 연결된 정부기관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통합 분석해 사이버 공격을 예측할 수 있도록 인프라 설계ㆍ구축ㆍ유지보수를 모두 수행하는 ‘턴키’(설계ㆍ시공 일괄계약) 사업이다.

SK텔레콤의 보안 기술 수출은 아세안 신흥경제권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미얀마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가파른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차세대 정보보안 기술에 대한 투자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18년 211억8,000만달러(약 26조원)인 아시아 정보보안 시장은 2023년 423억5,000만달러(51억달러)로 확대돼 연평균 14.86%의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심상수 SK텔레콤 인프라비즈본부장은 “미얀마 보안 사업 진출은 국내 유망 보안업체와 동반 진출을 통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걸 뜻한다”며 “SK텔레콤의 보안 네트워크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아시아 보안 시장의 활로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에 나잉 모 미얀마 국립사이버보안센터 국장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 SK텔레콤의 보안 기술과 노하우를 국가 정보 보호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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