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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한국에 100척' 몰아준 카타르 LNG선, 중국엔 달랑 16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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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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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수주전에서 결국 한국의 승리가 확인됐다. 중국이 먼저 16척 LNG(액화천연가스)선 계약으로 기선을 잡았지만, 카타르는 한국에 100척 이상의 물량을 몰아줬다. 예상대로 기술력 우위의 한국 업계 물량이 중국을 압도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석유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는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의 LNG선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과 북미의 LNG 프로젝트 등에 필요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계약 서명식에는 카타르 에너지부 사아드 시리다 알카아비 장관 겸 QP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재 LNG선 1척의 가격은 평균 1억8600만달러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23조원 규모 계약은 척수 기준으로 103척 정도다. 이는 LNG선 관련 프로젝트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QP는 '빅3'로부터 100척 이상의 선박을 2027년까지 공급받게 된다.

이는 중국을 압도하는 계약 규모다. 중국 후동중화조선은 지난 달 110억리얄(약 3조7000억원), 척수 기준으로 16척의 건조 계약을 카타르와 맺었다.

중국이 먼저 16척 수주소식을 알리자 일각에서는 위기감이 형성됐다. 당시 업계 추산을 종합하면 카타르 LNG선 발주는 최종적으로 최소 60척, 최대 120척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소 60척 정도의 발주가 나올 경우 한국 몫으로 떨어질 물량은 중국 16척을 제외하면 44척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6척대 44척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경우, 한국의 LNG선 시장 장악력이 그만큼 중국에 밀려 약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마침 중국은 자국 1, 2위 조선사를 합쳐 세계 최대 조선사 중국선박공업그룹(CSG)을 출범해 한국을 LNG선 시장에서 뛰어넘을 체제를 구축해 두기도 했다. 이른바 '창강 괴물'의 역습이다.

하지만, 결국 카타르는 최대 기준 약 120척의 물량으로 가닥을 잡았고 한국 조선 빅3 몫으로 100척 이상이 배정됐다.

LNG선은 현존하는 초대형 선박 건조 기술의 총 집합체다. LNG를 액화 상태로 안정적으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영하 162도 초극저온 상태를 유지시켜야 한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속에서 LNG의 충격과 움직임을 최소화하는데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설비 안전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항만에 접안해 LNG를 싣거나 하역하는 과정에서 만에 하나 폭발 사고가 일어날 경우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초고도의 안전성이 꼭 필요하다.

일본과 중국 조선사들의 거센 도전을 따돌리고 한국 조선사들이 그간 LNG선 시장을 주도해 온 것은 바로 이 같은 LNG선 관련 기술력 덕분이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중국이 막강한 LNG 구매력을 앞세워 한국의 텃밭인 LNG선 시장에 침투할 최적의 기회를 잡으려 한다"며 "한국은 기술력을 방패로 중국의 공습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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