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연재 인턴기자] [코로나19 관련한 이들의 동양인 차별에 대한 불만도]

현지시간 6월 2일 필라델피아 번화가 시위 현장/사진제공=김 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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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발생한 흑인 남성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평화적으로 시작된 시위는 약탈 등으로 변질돼 확대되는 모습도 나온다. 현지 교민들은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약탈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 근교에 사는 김 모씨(28)는 지난 주말 시위에 참여해 지지하는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 그는 "비정규직과 일용직이 다수인 흑인은 주급 혹은 격주로 봉급을 받는다. 이번에 재난지원금이 나왔지만 코로나19로 일을 못 해 월세 내기도 어려웠던 이들은 시위를 핑계 삼아 약탈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흑인 거주 비율이 높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지역에 사는 강 모씨(26)도 ‘흑인 시위’가 촉발한 후 마트부터 약탈당했다며 경제난이 배경에 있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도 흑인들의 첫 약탈지가 대형 할인마트였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미국 흑인 가구 중위소득은 4만1361달러로 백인 가구 7만642달러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비정규직과 일용직이 많은 흑인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봉쇄 조치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돼 4분의 1이 월세를 내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들은 경제력 문제로 코로나19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미시간주에서는 인구 14%를 차지하는 흑인의 확진자 중 사망률이 40%에 달했다.

필라델피아 번화가, 노스페이스 매장은 약탈 위험으로 나무판자로 문을 가려놨다. /사진제공=김 모씨

한인 사회는 경찰의 과잉 진압이 시위를 격화시켰다고 보면서도 흑인들의 약탈 등 행위는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의 한인을 비롯한 동양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에도 문제 제기를 했다.

볼티모어의 강 모씨는 인권을 위한 시위는 100% 찬성이지만 약탈 행위가 흑인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는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흑인의 약탈이 계속되면서 미국 언론이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을 다루는 비중이 작아지고 있다며 "시위 분위기에 편승해 약탈을 범하는 행위는 결국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를 지켜도 흑인과의 마찰이 유독 많다고 하기도 했다. 강 씨는 "(마트에서) 흑인들은 내가 만졌던 물건은 바로 집지 않고 심지어 직원을 불러 닦아달라고 하는 얘기까지 들었다"며 바이러스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이들의 동양인 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최연재 인턴기자 choiye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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