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SKT 박정호의 실험, 2030에 의사결정권 부여... “舊시대 공식 모두 깨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비스 출시 전 2030 결정 받는 ‘주니어보드’ 신설
이통 경쟁력은 점유율?... 전통적 평가모델 바꾼다
집에서 10~20분 거리 출근 ‘거점오피스’ 확대

조선비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열린 ‘비대면 타운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회사 혁신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 언택트(비대면) 트렌드는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ICT기업에게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이동통신부터 뉴(New) ICT사업, 기업 문화까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합니다."

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은 지난 3일 오후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비대면 타운홀’에서 이같이 말했다. 20여명의 임원만 현장 배석하고 나머지 SK ICT(정보통신기술) 계열사 임직원은 영상통화 등 비대면 방식으로 참여한 이번 타운홀은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박 사장은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슬로우 다운(천천히 행동하기)을 요구하고 있지만, ICT기업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변해야 한다"며 "전 영역에서 구 시대 공식을 모두 깰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동통신 경쟁력을 ARPU(가입자당 월 매출), 가입자 수로 계산하고, 점유율을 고지 점령전으로 생각하는 시각부터 탈피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게 각 사업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평가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규 사업과 관련해서는 "당장 손해가 되더라도 모든 신사업을 AI, 클라우드화하는 변화를 시도해야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며 "디지털 시대에는 뉴 ICT 상품을 더 많은 회사에 개방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위원회 산하 ‘주니어 보드’를 신설하고 모든 서비스 출시 전 디지털 세대인 젊은 직원들에게 의사 결정을 받자고 제안했다.

박 사장은 초협력 시대 키워드로 ‘자강(自强)’을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기업과의 초협력에 있어 스스로 강하지 않고서는 곧 한계에 달하지만, 새 시대를 이끌 힘이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무한한 기회를 열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타운홀에서 직원들은 댓글을 통해 업무방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반영해 SK텔레콤은 △본사가 아닌 집에서 10~20분 거리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거점 오피스’ 확대 △ICT로 업무효율을 높이는 ‘스마트솔루션’ 강화를 준비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재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교화하는 ‘디지털 워크2.0’, 구성원이 직접 필요조직을 신설하는 ‘애자일(Agile) 그룹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사장은 "위기 속에서도 우리 인프라가 우수하고,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높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직원들이 코로나로 거리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디지털로 더 단단하게 결합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