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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5G장비 안정성 새 국면…미‧중 무역갈등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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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화웨이가 5G 기지국장비 안정성을 입증하는 국제 공통평가기준(CC) 인증을 공식 취득하면서, 보안논란에 새 국면을 맞았다. 화웨이는 이번에 획득한 CC인증을 토대로 5G 장비 확대를 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고 있거나, 적용할 계획이 있는 통신사는 기술적 관점에서 미국에서 제시하는 보안 우려에 대응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다만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 속에서 화웨이를 견제하고 있는 만큼, 안정성이 기술적으로 입증됐다고 해서 '화웨이 때리기'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외교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화웨이는 스페인 정보국 산하 인증기관 CCN에서 CC인증을 최종 발급받았다. 이번 인증 평가는 3대 공인평가기관인 DEKRA 내 네트워크 정보보보안 부문에서 권위 있는 E&E 연구소에서 이뤄졌다. 특히, 화웨이 5G 기지국장비(gNodeB)는 네트워크 장비로 취득할 수 있는 최고 레벨인 CC EAL4+ 인증을 받았다. 화웨이 장비 안정성을 보증한 이 인증기관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 시스코 등 주요 미국 IT기업과 삼성전자, 삼성SDS 등이 이용한 곳이다.

그동안 미국은 화웨이 통신장비에 백도어가 심어져 있어 주요 국가‧기업 기밀정보를 중국정부에 전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동맹국에게 화웨이 5G 장비를 채택하지 말라고 요구해 왔다. 그런데, 화웨이 5G 기지국장비는 건강검진으로 볼 수 있는 CC인증 평가를 무사 통과했다. 이를 통해 화웨이는 장비 안정성 카드를 꺼내들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인증받은 장비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공급되고 있는 제품이다. 화웨이 장비보안성 논란에 대응할 수 있는 이번 인증결과를 기반으로 5G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다.시장조사기관 IHS 조사결과 화웨이는 지난해 글로벌 5G 통신장비 점유율 화웨이 26.18%을 차지했다. 한국 LG유플러스뿐 아니라, 스웨덴, 핀라드, 스위스, 노르웨이,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주요 국가 통신사들과 5G 장비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미국의 태도다. 수차례 화웨이는 보안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정부와 기업뿐 아니라 어느 곳이라도 보안검증을 원하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화웨이 전 제품을 모두 가져가 직접 검증하라고까지 발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보안논란을 지속 제기했고, 화웨이는 검증요청도, 증거제시도 없이 논란만 만드는 것은 정치적인 문제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해 왔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때, 이번 5G 기지국장비 안정성 입증에도 미국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은 중국과 화웨이를 상대로 강경 태세를 취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화웨이 제재 수위도 연일 높이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칼날을 세우는 이유는 IT 기술패권과 연관 있다. 화웨이는 이미 글로벌 1위 통신장비기업으로 성장했으며, 5G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5G는 미래 성장산업을 책임질 4차 산업혁명 인프라로 꼽힌다.

중국 기술굴기로 대표되는 화웨이를 주저앉혀, 미래 패권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속내다. 이에 미국은 화웨이 5G장비 배제 압력뿐 아니라 반도체 제재까지 나서며, 봉쇄 작전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합의에 대해 3개월 전과 다르게 보고 있다는 언급을 하며, 무역합의 재검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미국의 강도 높은 태세에 영국과 독일도 자세를 바꿨다. 화웨이를 5G 장비에서 배제하지 않기로 했던 양국은 최근 화웨이를 선택지에서 제외시켰다. 미국과 기밀정보 동맹인 이른바 파이브아이즈에 속한 영국, 캐나다, 호주를 비롯해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이 반(反)화웨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도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6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한국은 수십년 전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한국에 반중 경제블록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동참을 제안했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미국의 훌륭한 동맹이다. 삼성을 포함해 전세계 믿을 만한 공급자에게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반화웨이 정책으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도 5G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는데,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 주요 동맹국 통신사와 5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까지 화웨이를 배제한 후 삼성전자 등 다른 장비업체와 계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동시에 이는 양날의 검이다. 이번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는 국내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업계는 지난해 화웨이가 국내 기업들로부터 사들인 부품 구매액이 약 13조원 규모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의 구매가 전체의 약 90%에 이른다. 화웨이가 다른 공급처를 찾는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손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히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과 악화된 대외 상황은 대형 거래선 타격으로 이어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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