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아시아나 인수 재협상' 칼자루 쥔 현산… 채권단 고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 '원점 재검토' 요청에 채권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020560)채권단은 현산의 입장자료를 전달받은 뒤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현산은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인수상황 재점검·인수조건 재협의 등 한국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의 원점 재검토를 요청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채권단은 그동안 가격을 비롯한 핵심적인 인수 조건은 ‘재협상 불가’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날 현산이 공식적으로 가격을 포함한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자고 밝히면서 기존 인수 조건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채권단도 가격을 제외한 다른 인수 조건에 대해서는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대출금을 현산이 인수 직후 바로 갚도록 했는데, 이런 인수 조건은 항공업황을 감안해 변경될 여지가 있다.

현산은 여기에다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출자전환, 인수 가격 등 보다 본질적인 문제까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올리자고 요구한 것이다. 인수 가격 등은 채권단도 양보하기 힘든 부분이라 현산과 채권단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달 27일로 예정돼 있는 딜(deal) 클로징 시기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현산도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 상 최종기한일(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채권단 측에 회신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요구한 인수 의지를 현산이 보여준 만큼 채권단도 딜 클로징 시기를 늦추며 재협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딜 클로징은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채권단과 현산의 재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은 이런 경우 아시아나항공 분리 매각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업황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라 채권단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현산과의 계약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협상의 칼자루를 쥔 쪽은 현산이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현산이 재협상 과정에서 구주 대금을 더 깎거나 현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교체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산의 원점 재검토 요구와 관련해 채권단과 협의를 해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