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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미정상회담 2년] 동력 사라진 북미관계…미국 대선 앞두고 협상의지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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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딜' 후 교착 지속…북한, 대미 협상보단 압박에 무게

미국, 대선·코로나19로 북한에 집중 못 해…"올해 대화 동력 찾기 쉽지 않아"

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6월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북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공동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한 지 12일이면 2년이 된다.

그러나 당시 전 세계의 관심 속에서 두 정상이 약속했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양국관계 개선은 요원하고, 북미 간 대화는 작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동력이 실종되면서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당장 급한 현안에 집중하고 있고, 북한도 대선을 앞둔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집착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당분간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은 북미가 70년 적대관계를 뒤로하고 한반도에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층 키웠다.

두 정상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을 명시한 '6·12 공동성명'에 서명하면서 한반도를 짓눌러온 북핵 문제가 드디어 해결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다.

그러나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비핵화와 대북 제재 완화 등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

뜻밖의 협상 결렬에 실망한 김정은 위원장은 두 달 뒤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하면서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압박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만족할 답을 내놓지 않았다.

작년 6월 30일 북미 정상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한 판문점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북미대화에 다시 시동이 걸리는 듯했지만, 이후 10월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이 합의 없이 끝난 뒤로 후속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북한이 미국의 제재에 굴하지 않고 자력갱생과 국방력 강화로 난관을 극복한다는 '정면돌파전'을 새 노선으로 제시하면서 향후 대화 전망도 밝지 않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 격인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충격적인 실제 행동'과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했다.

미국과 대화 여지를 남겨두긴 했지만,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명분으로 미국의 '레드 라인'(넘어서는 안 되는 선)에 점차 다가가며 대화보다는 압박에 중점을 두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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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이지만 이마저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은 줄곧 강조해왔는데,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관계는 결코 아무 때나 여담 삼아 꺼내는 이야깃거리가 아니며 더욱이 이기적인 목적에 이용되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한 외무성 대외보도실장 담화(4월 19일)가 대표적이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지난 3월 22일 담화에서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발전 구도를 얼만큼이나 바꾸고 견인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 모두 협상에 힘을 기울일 분위기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대응 미비와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미국 밖 문제로 눈 돌리기 쉽지 않다.

대북 문제가 미 대선의 주요 이슈가 아닌 만큼 북한과 실질적인 관계 개선보다는 그동안 주요 치적으로 내세운 대북 성과가 무너지지 않도록 북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협상에 섣불리 나설 이유가 없다.

최근 여론조사 예상대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다음 대통령이 될 경우 북미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제 없는' 북미 정상회담을 비판해왔으며, 민주당의 오랜 정책 기조에 따라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권 문제를 꺼내 들 수 있다.

따라서 북미 간 의미 있는 대화는 미 대선이 끝나고 미국 내 정치적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된 이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미국도 북한 문제에 신경 쓸 여력이 없고, 북한도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 올해에는 대화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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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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