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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외환위기급 실업대란…서비스 이어 제조업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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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완화에 구직자 늘었지만

민간기업 면접·채용 여전히 부진

취업자 수 감소세 잦아들었지만

60세 뺀 나머지 연령대 취업자는 여전히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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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시장의 충격이 국제통화기금(IMF) 위환위기 당시의 '실업대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20여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여파는 숙박ㆍ음식, 도ㆍ소매, 교육서비스업에 이어 고용시장 허리격인 제조업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대비 13만3000명(11.6%) 증가한 127만8000명, 실업률은 0.5%포인트 오른 4.5%로 집계됐다. 두 수치 모두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9년 이래 최고치다.


◆실업자 왜 이렇게 늘었나= 실업자는 구직활동을 하는데 일을 못 찾은 사람을 의미하고, 실업률은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눠 구한다. 실업자와 실업률 증가는 고용 부진 뿐 아니라 구직활동의 확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생활속 거리두기 전환으로 구직활동을 재개한 사람은 늘어났지만, 민간의 면접ㆍ채용은 여전히 부진했던 상황이 반영됐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자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제한돼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쉬었음이나 구직단념 등 비경인구에 머무른 영향에 그동안은 실업자수가 감소했다"며 "하지만 생활속 거리두기 전환과 숙박ㆍ음식점업 및 교육 서비스업 등의 취업자수 감소폭 축소에 이들이 다시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한 것이 실업률 증가의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일시적인 고용시장의 수급 괴리로만 보기는 어렵다. 특히 취업의지를 접어버린 경우가 늘었는데, 구직의지 없이 취업 하지 않으며 고용시장에서 완전히 탈락한 비경제활동 인구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5만5000명 증가한 1654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28만6000명으로 32만3000명, 구직단념자는 57만8000명으로 3만9000명 늘었다.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돼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전년 대비 7587억원 증가한 1조16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웃돌았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4000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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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 취업지원 등 상담을 받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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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취업지표 개선=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9만2000명 줄어든 5월 고용시장은 표면적으론 47만여명이 줄었던 전달 보다 나아졌지만 이를 회복의 신호로 보기도 어렵다. 농림어업이나 운수창고업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대부분의 산업에서 취업자 수는 감소세가 이어진 데다가 고용시장의 허리로 여겨지는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수 감소폭은 3월 2만3000명, 4월 4만4000명, 5월 5만7000명으로 오히려 커졌기 때문이다. 정 과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수출입 제한이 생겨 자동차 및 트레일러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된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취업자 수 개선에 60대 노인일자리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는 것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연령대별로 취업자 수를 구분해보면 60세 이상(30만2000명)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크게 줄었다.


주당 일하는 시간과 관련된 통계로 가늠할 수 있는 '고용의 질'도 뒷걸음 쳤다. 지난달 1~17시간 일하는 단기일자리는 4만2000명, 17~35시간 취업자는 57만8000명 늘었지만 36시간 이상 근로자는 169만6000명 급감했다.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나홀로 사장님(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11만8000명 늘었다. 여기에는 기존 직원을 해고했거나, 애초부터 1인 자영업자로 시작한 경우가 모두 포함된다.


문제는 앞으로 천천히 개선세가 나타나느냐, 아니면 현재 분위기가 고착화되느냐, 더 나빠지느냐다. 정부는 재정을 통한 일자리 공급보다는 코로나19 사태의 추이에 향방이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정 과장은 "코로나19라는 변수와 글로벌 상황을 감안해야 해(향후 고용시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확신자 수의 증가 수체와 제조업 추이에 따라 취업자 수 감소폭이 어느방향으로 갈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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