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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영방송 NHK가 백인 경찰의 폭력으로 숨진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씨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흑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7일 NHK 시사 프로그램 ‘이제 알았다. 세계는 지금’은 플로이드 사건 개요를 컴퓨터 그래픽(CG)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며 플로이드씨를 연상케 하는 러닝셔츠 차림의 근육질 흑인 남성을 등장시켰다. 이 남성은 주먹을 불끈 쥔 채 “미 백인의 평균 자산이 흑인의 7배에 이른다. 빈부격차가 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흑인들이 대거 실직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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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흑인 남녀가 도로를 점거한 가운데 차량이 불타는 장면도 등장했다. 전반적으로 흑인을 무질서하고 사회에 반하는 집단으로 표현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도 후 조지프 영 주일미국 임시 대리대사는 소셜미디어에 “흑인을 모욕했다. 인종 간 평등과 공정에 대해 배우는 것은 평생에 걸친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아프리칸아메리칸 역사문화박물관의 인종교육 프로그램 웹사이트 주소까지 남겼다. 미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도 NHK 비판에 가세했다. WP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위해 일본이 많은 이민자를 유치했지만 상당수가 일본에서 경찰의 괴롭힘, 쉽지 않은 부동산 계약 등 차별을 당했다고 호소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NHK 측은 9일 “배려가 부족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온라인에서도 삭제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7월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 후 한일 관계 악화를 보도할 때 문재인 대통령을 ‘악당’으로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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