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한 "미국, 남북문제에 입 다물라..그것이 대선에도 유익"(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 중앙통신 문답 형식으로 미국에 경고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염증"…국장 명의 문답 통해 수위 조절한 듯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북한 외무성이 남북 연락채널을 전면 차단한 북측에 '실망'했다는 미국을 향해 남북관계에 참견하지 말라면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정돈부터 하라"고 경고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권 국장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흑인사망 항의 시위 등으로 어지러운 미 상황을 겨냥,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대북전단 살포 비난 항의집회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간부들과 여맹원들의 대북전단 살포 항의 군중집회가 지난 6월 9일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앞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 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



그는 이어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면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 변수가 대선판 악재가 되지 않도록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려고 애쓰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해 북미 실무회담 북한대표단에 포함된 권정근 국장
2019년 10월 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단이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모습. 오른쪽부터 김명길 당시 외무성 순회대사대사, 권정근 외무성 미국 국장, 김광학 미국연구소 연구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권 국장은 또 "북남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하는 것 같으면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염증이 난다"면서 "미국의 그 '실망'을 지난 2년간 우리가 느끼는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고 분노했다.

북한이 외무성 국장 명의로 언론 문답 형식을 택하고 적대적인 표현을 자제한 데서는 그나마 미국을 향한 수위 조절 의도가 엿보인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차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ai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