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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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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동서남극 해빙 속도 다른 이유 세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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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온난화에 고도차이로 녹는 속도 변화 밝혀내

뉴시스

[서울=뉴시스] 동·서 남극 지형 단면도. (제공 = 극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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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남극의 서쪽(서남극)과 동쪽(동남극) 빙하가 녹는 속도가 다른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13일 극지연구소(소장 윤호일)에 따르면 남극은 지구 온난화에 민감한 지역으로 매년 수천억t의 빙하가 녹고 있지만, 동남극에서 사라지는 양은 세종기지가 위치한 서남극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두 지역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온난화 현상에 대해 여러 가설들이 제시됐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반면 김성중 극지연구소 극지기후과학연구부장이 주도하고 극지연구소, 서울대학교, 부경대학교, 연세대학교의 한국기상학회 소속 연구원으로 구성된 순수 국내 공동연구팀은 평균 1000m 정도인 동·서남극의 고도 차이로 서남극이 동남극보다 빠르게 녹는 것을 확인했다.

남극대륙은 남극횡단산맥을 경계로 동·서로 나뉜다. 고도가 낮은 서남극에서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에서 대륙 쪽으로 부는 고기압성 바람이 열을 가져왔고, 중위도의 바닷물 유입까지 도와 온난화 현상을 강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고도가 높은 동남극에서는 고기압성 바람의 방향이 차가운 대륙 위에서 바다 쪽을 향하면서 기온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극의 지형적 특징으로 인한 기온의 증감효과가 서쪽에서는 온난화 현상을 강화시킨 반면, 동쪽에서는 오히려 늦췄다.

지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면 동남극의 온난화 조절능력은 한계에 부딪히고, 동남극도 급격한 온난화를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을 경우 상승하는 해수면 높이는 53m, 서남극은 6m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최근 수십 년간의 남극 온도 관측 자료, 빙하코어에서 확보한 과거 수천년의 지면온도 복원 자료를 바탕으로 컴퓨터 수치모델 분석을 통해 이번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2일(미국 기준) 국제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연구팀을 이끈 전상윤·김주홍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공동 1저자)은 "남극에 존재하는 온난화 조절 요인과 특성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로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남극의 온난화 정도를 감시·예측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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