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南 "연합", 北 "연방"…20주년 '6·15 남북선언' 의미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원광 , 이지윤 기자] [the300][6·15선언 20년]

머니투데이

2000년 1차 남북 정상 회담에서 만난 김대중 전 대통령(좌)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우). / 사진제공=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15 남북 공동 선언’ 20주년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남북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탈북 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와 북한의 강경 대응 등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과거로 돌아간다는 우려다. 남북 화해에 기틀을 마련했던 선언문의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 제안"



6·15 남북 공동 선언은 2000년 6월15일 평양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관계 개선과 평화 통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를 담은 선언문이다. 분단 이래 최초로 열린 남북 정상 간 회담 성과였다.

당시 선언문은 통일 방안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하며 남북 관계를 한단계 도약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선언문 5개 항목 중 2항에는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 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다’고 명시됐다.

또 선언문 1항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한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를 두고 다른 세력보다 당사자인 남북이 우선 논의한다는 취지다.

경제협력에 대한 밑그림도 있다. 선언문 4항은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서로 신뢰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선언문은 ‘남과 북은 2000년 8월15일에 즈음해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합의한다’(3항), ‘위의 네 개항의 합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남과 북의 당국이 빠른 시일 안에 관련 부서들의 후속 대화를 규정해 합의 내용의 조속한 이행을 약속한다’(5항) 등 당시로썬 파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박지원 "6·15 선언, 북한 시장경제 시작"



머니투데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와 회원 등이 2014년 10월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 통일동산 주차장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지원 전 의원은 14일 6·15 남북 공동 선언 관련 생생한 뒷 이야기를 전했다. 박 전 의원은 당시 대북특사로 활약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2000년 3월 8일 저는 김보현, 서훈 등 셋이서 송호경 대남특사 등 네 분과 싱가포르 호텔에서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시점이다.

박 전 의원은 “베를린 선언문을 송 특사에게 설명, 송 특사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음성을 듣는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며 “제 몸에 전율을 느끼며 ‘아하 정상회담은 열린다’고 직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전 의원에 따르면 이후 중국 상하이 1차례, 베이징 2차례 등 모두 4차례 비밀 접촉을 통해 베이징에서 ‘4·8 합의서’가 나왔고 6·15 남북 공동 선언으로 이어졌다.

박 전 의원은 또 6·15 남북 공동 선언을 계기로 북한에 시장경제가 깃들었다고 봤다. 박 전 의원은 “혹자는 20년 북한은 변하지 않았다고, 우리만 퍼주기했다고 폄훼, 비난한다”며 “북한은 6·15 이후 개혁 개방의 길로 (들어섰고), 시장경제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핸드폰 600만대, 장마당이 800곳 등은 물론 부자 남측 도움으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 대미 적대감이 사라졌다”며 “우리는 눈에 보이는 쌀과 비료를 퍼주고 북측의 희망과 마음을 퍼왔다”고 설명했다.


김태년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 최우선"



머니투데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남북 관계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박 전 의원은 “다시 남북관계가 6·15 선언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께서 저를 보자마자 ‘이렇게 우리가 다시 만나는 것도 장관 선생께서 이룩한 6·15 북남공동선언 때문’이라고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위원장님, 6·15로 돌아가셔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에서도 남북 관계가 역사적으로 후퇴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화가 절대로 중단되어선 안 된다”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다른 목적이 우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제한하는 입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4·27 판문점 선언’을 보면 확성기나 전단 살포를 쌍방 간 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며 “정상 간 약속으로 우리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탈북 단체에서 하고 있다”며 “국회가 가동되면 ‘4·27 판문점 선언’ 비준을 서두르고 아울러 전단 살포 행위를 엄격하게 법으로 금지하는 입법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이달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 광장에서 열린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0주년 기념 전시에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원광 , 이지윤 기자 demi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