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의 총격에 의한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의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소재 웬디스 매장 앞에서 시위대들이 모여 인종차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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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미국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이어 또다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는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다시금 격화하고 있다. 이번 사건도 미국 사회에서 흑인에게 더욱 가혹한 구조적 인종 차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폴 하워드 검사는 애틀랜타의 패스트푸드 식당 앞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에 대해 부검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 브룩스는 등 뒤에서 맞은 2번의 총격으로 인한 장기 손상과 과다 출혈로 숨졌다. 사망 방식으로는 ‘살인’으로 기록됐다.

하워드 검사는 “(브룩스는) 누구에게도 어떤 종류의 위협을 주지않은 것 같았고, 죽음으로까지 번졌다는 것은 불합리해 보인다”며, 치명적인 총상을 불러온 경찰의 대응을 비난했다.

경찰이 공개한 사건 당시 동영상에 따르면 브룩스는 지난 12일 밤 웬디스 매장의 드라이브스루 통로에 차를 정차하고 잠들어 있었다. 차 안에서 잠이 든 브룩스는 출동한 경찰의 안내에 따라 근처 주차공간으로 차를 옮겼으며,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단속 기준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이 그를 체포하려 하자 브룩스는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였으며, 경찰의 테이저건(전기충격총)을 빼앗아 달아나던 중 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현지 경찰 당국은 사건 발생 하루만인 13일 브룩스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관 개릿 롤프를 해임하고, 함께 현장에 있었던 동료 경찰관 데빈 브로즈넌은 행정직으로 전환했다. 에리카 실즈 경찰서장도 사임했다.

하지만 애틀랜타의 성난 시위대는 브룩스가 숨진 웬디스 매장 등 도심 곳곳에 모여 경찰 행위를 규탄했다. 일부 시위대는 애틀랜타의 85번, 75번 고속도로 교차로에서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브룩스가 숨진 웬디스 매장은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거리와 워싱턴DC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 등 미국 곳곳에선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가 20일째 이어졌다.

브룩스 측 변호인인 저스틴 밀러는 “경찰은 왜 흑인에게 그렇게 빨리 방아쇠를 당겨야만 했는가”라며 흑인에 대한 구조적인 차별을 비판했다.

CNN방송 등 현지 언론은 사망 당일 여덟살 된 딸의 생일을 축하한 브룩스가 다음날인 13일에 스케이팅을 함께 하기로 한 딸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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