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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국 흑인 사망

"망할, 내 테이저건 가져갔어""탕탕탕"…흑인 총격 영상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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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애틀랜타 경찰이 공개한 보디캠 영상. 12일(현지시간) 오후 10시 30분쯤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 앞에서 경찰이 레이샤드 브룩스를 조사하고 있다. 브룩스는 "무기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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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이 촉발한 시위가 미 전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격에 숨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 사망 사건이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부검 결과 브룩스는 등에 총 두 발을 맞고 장기 손상과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사망 정황은 '살인'이라 언급됐다. 브룩스 사망 사건 다음날 브룩스를 살해한 경찰관 개렛 롤프는 해임됐고 애틀랜타 경찰서장도 사임했다.

경찰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담긴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망할, 내 테이저건 가져갔어"…"탕탕탕"



사건 당일 경찰은 브룩스의 차가 한 패스트푸드점 진입 통로를 막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차 안에 잠들어 있던 그를 깨웠다. 보디캠 영상에는 브룩스와 출동 경찰관이 총격 사건 발생 전 나눈 대화가 담겼다.

브룩스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차량에서 내려 음주측정에 응했다. CNN에 따르면 몸싸움 전 이들은 30분간 대화를 나눈다. 비디오에는 브룩스에게 무기가 없다는 것을 경찰관이 확인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때까지 모든 과정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음주측정 결과를 확인한 경찰관이 "당신은 운전해선 안 된다"며 수갑을 채우려 하자 브룩스의 저항이 시작됐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만취 기준인 0.08을 웃도는 0.108이었다. 처음 순순히 응하는 듯하던 그는 갑자기 경찰관과 몸싸움을 했고, 이 과정에서 보디캠도 땅에 떨어졌다. "싸움을 멈춰라"는 경고와 함께 경찰은 "테이저건을 사용하겠다"고 소리쳤다. 잠시 후 한 경찰이 "망할, 내 테이저건을 가져갔어"라고 외친다. 이후 보디캠에는 세발의 총성이 들렸다.



달라진 미국 분위기 "총기 사용 안 할 수 있었다"



그사이 일어난 일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담겼다. 당시 경찰관 두 명이 브룩스를 제압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그는 도주하기 시작했다. 달아나던 브룩스가 몸을 돌려 경찰을 겨냥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총을 쏜 경찰 개렛 롤프는 브룩스가 테이저건을 쐈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애틀랜타 지방검사 하워드는 당시 총을 쏘게 된 상황에 따라 경찰에 중죄인 살인 또는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영상 화면을 봤을 때 경찰관이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했던 게 정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크리스 스튜어트 변호사는 "테이저건은 치명적인 무기가 아니다, 경찰은 총격을 가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당방위에 가깝다는 반론도 나온다.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캇은 CBS 방송에서 “용의자가 테이저건을 쐈을 때, 경관이 뭘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다른 사건들에서 봤던 것들보다 확실히 덜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경찰, 과거엔 이렇게 빠른 조처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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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흑인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째인 4일 시위대가 사건 장소인 패스트푸드점 인근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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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의 사망에 애틀랜타시에선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다소 진정되는 듯했던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다시 기름을 부은 것이다. 경찰서장이 사임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진 것도 이런 영향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찰의 총격 사망 사건에 이번처럼 신속한 조처가 나온 적은 과거에 없었다"고 보도했다.

경찰 개혁에 대한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여파로 미국 최대 규모의 경찰조직인 뉴욕경찰(NYPD)의 경우 예산이 15% 삭감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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