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김연철 통일장관과 임동원 전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15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공동 주최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6.15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가 공동 주최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이 15일 남북관계 경색으로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남북 정상이 지난 2000년 처음으로 만나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선언하는 6·15 남북정상선언을 채택한 지 2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지만, 남측 단독으로 기념식이 진행됐다.

여기에다 북측이 대북전단 살포 등을 이유로 대남 압박에 나서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오후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기념식을 공동 개최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과 남북 경협인, 이산가족 등 150여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주요 참석자들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된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연철 장관은 "남북이 함께 기쁜 마음으로 6·15 선언 20주년을 기념하지 못한 지금의 상황이 무척 아쉽다"면서 "남북관계는 과거와 미래 사이 갈림길에 놓이게 됐으며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15선언은 지난 20년 동안 남북관계가 많은 난관 속에서도 꾸준히 진전할 수 있었던 기본 토대이자 원동력이었다"면서 "정부는 6·15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 간 합의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원순 시장도 "근래 남북관계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면서 "6·15 남북공동선언은 남북관계의 변함없는 이정표이며, 그 취지를 서로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동북아 평화번영의 시대는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날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면서도 "갈등과 혼란 없이 쉽게 평화에 이르지 못한다.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는 말을 잘 새기고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의 주역인 임동원 전 장관은 "요즘 남북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했으나 일희일비하지 말고 인내심과 일관성, 신축성을 갖고 기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6·15선언 20주년 맞아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상 시청, 이산가족 편지 낭독, 각종 공연 등의 식순으로 진행됐다.

애초 정부는 기념행사의 일부로 접경 지역 '평화산책'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와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고려해 행사를 취소했다.

또 이날 기념 만찬도 애초 계획과 달리 비공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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