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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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주요 언론사들 내부에서 ‘조지 플로이드’ 시위를 계기로 보도 행태 및 회사 운영 등과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 방식·범위·성향 및 투명성 등과 관련해 제대로 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지, 과열된 보도 경쟁으로 편향적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치적 중립 및 객관성을 내세우며 소극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직 구성과 관련해 과연 인종 다양성을 지키고 있는지, 사내에 인종차별은 없는지 등에 대해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자사는 물론, 다른 언론매체들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전했다.

WSJ 기자 150여명은 지난 12일 알마 라토 다우존스 발행인과 매트 머레이 WSJ 편집장에게 서한을 보내 채용·보도 등과 관련해 인종 다양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기자들은 서한에서 “백인을 포함하고 있는 많은 WSJ 기자들이 우리의 인종 관련 보도 방식에서 문제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 대부분이 백인이다보니 보도 성향이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스스로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유색 인종 기자나 직원을 더 뽑아야 한다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서한을 받은 라토 발행인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제기된 우려에 공감을 표한다”며 “관련 사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고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내부에서도 WSJ과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서는 ‘시위 현장에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 기고문을 게재토록 결정한 제임스 베넷 사설 담당 편집장이 지난 3일 사퇴했다. 제임스 다오 사설 담당 부편집장도 발행인란에서 제명됐다. WSJ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에서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문구를 빗대 ‘빌딩도 소중하다(Buildings Matter, Too)’는 헤드라인을 결정한 스탠 위슈나우스키 총편집장이 기자들의 반발에 사임했다.

블룸버그에서는 이달초 기자들이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시위 관련 보도들이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경제지인데다 상업적 수익을 추구하는 회사 특성상 관련 보도를 집중해서 다루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경영진이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독자들이 다른 주요 매체를 통해 플로이드 사태 관련 보도를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 방송에서도 최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개인적 견해 표명이나 시위 참여를 금지하는 규정에 대해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소속 기자들은 뉴스 앵커는 사견을 밝힐 수 있는데, 왜 기자는 그럴 수 없냐며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제프 저커 회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저커 회장은 시위 참여를 제한한 기존 방침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같은 주요 언론사들의 내부 논쟁 및 변화 촉구에 대해 WSJ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언론사들도 변화의 흐름을 맞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