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폭로에 "애국보다 인세" 지적도
의사당 건물서 남부연합 출신 하원의장 초상화 제거 지시
'트럼프 탄핵조사' 결의안 통과 선포하는 미 하원의장 |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신작 회고록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이 되기에 윤리적으로 부적합하고 지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18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오는 23일 출간하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 승리 지원을 간청했다는 등의 폭로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거부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태도는 이런 폭로에도 불구하고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진행 중이던 하원의 증인 출석 요청을 볼턴 전 보좌관이 거절한 일을 언급하며 "그는 애국보다 인세를 택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볼턴 전 보좌관은 백악관의 증언 불허를 내세우며 하원이 소환장을 발부하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하원은 탄핵 조사 장기화를 우려해 소환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자발적 출석을 꺼린 볼턴 전 보좌관의 태도를 두고 민주당에선 그가 국가 현안에 관한 중요 정보를 당장 국민 앞에서 폭로하지 않고 자신의 책에만 담으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등과 관련된 현안에서 국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앞세웠다는 볼턴 전 보좌관의 폭로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상임위원장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사당에서 철거되는 남부연합 하원의장 초상화 |
한편 이날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남부연합 출신 과거 하원의장 4명의 초상화를 제거하라고 지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미 하원에 보낸 서한에서 "신성한 국회의사당 복도를 비롯한 명예로운 장소에 남부연합의 편견과 터무니없는 인종차별을 체화한 남성을 기리기 위한 공간은 없다"고 주장했다.
남부연합은 1861년 노예제를 고수하며 합중국을 탈퇴한 미국 남부지역 11개 주가 결성한 국가로,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비화했다.
그는 앞서 의회 의사당의 동상 전시관에서 남부연합 관련 동상 철거와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육군 군사기지 명칭을 변경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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