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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존 볼턴 회고록 파장

제발등 찍은 볼턴 폭로…美언론 "볼턴 족제비, 트럼프 못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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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난타전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 대외 정책이 난맥상을 보인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냐를 놓고 원색적인 비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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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곧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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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상태의 북핵 협상이 대표적이다. 볼턴 전 보좌관이 곧 출간할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이며,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낚였다(hooked)"는 표현까지 썼다. 국가적 관심보다 개인적 이해에 정상회담을 덥석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볼턴은 "우리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사령관인 김정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자유로운 회담을 제공함으로써 그를 정당화하고 있었다"며 "나는 김정은을 만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의에 가슴이 아팠다"고 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매파인 볼턴이 북한에 대해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을 꺼내 들면서 일이 꼬여버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나와 잘 지내던 김정은은 그 때문에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그것은 당연한 일"(트럼프 트위터)이었다는 것이다.

또 볼턴을 두고 "미치광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리비아식 해법은 핵을 완전히 포기한 후 보상을 해주는 비핵화 방식으로, 단계적 비핵화를 원하는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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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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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원색적인 폭로전에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는 트럼프 못지않게 볼턴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볼턴을 "족제비"에 비유하고 나섰다. 족제비를 뜻하는 영어 단어 'weasel'은 '일을 하지 않으려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다' '속임수를 쓰는 사람'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탄핵 공방이 한창이던 때는 침묵해놓고, 인제 와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만 행동한단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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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8월 존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가운데)과 함께 일하던 당시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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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볼턴은 (그가 가장 필요했던 순간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진실을 말하지 않은 족제비 같은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볼턴과 같은 백악관 내부자들, 공화당 의원 모두는 경멸을 받아도 싸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모든 사람이 존 볼턴에게 화가 났다"며 "그가 책을 파는 데만 혈안이 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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