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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단독] 볼턴 회고록 4차례 조율…백악관 요구는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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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각서 내고 초안 조율…결국은 '진흙탕'

<앵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오늘(23일)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갑니다. 백악관은 기밀 정보가 많이 담겨 있다면서 책이 나오는 걸 막아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 책이 나오기까지, 백악관과 볼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재판 기록 전체를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김수형 특파원이 단독 취재한 내용 보시고 바로 워싱턴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볼턴 회고록 출간 금지 재판 서류에 포함된 볼턴 전 보좌관의 자필 보안 각서입니다.

기밀 정보를 허가 없이 유출하면 형사 처벌된다는 내용의 각서인데 볼턴은 백악관에 들어간 2018년 4월 5일과 사임 직후인 2019년 9월 13일에 두 차례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볼턴이 회고록 출간을 허락해달라며 초안을 처음 제출한 지난 1월, 백악관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도 있는 최고 등급 기밀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볼턴은 책 내용을 조율하기 위해 백악관 담당자를 모두 4차례 만납니다.

넣어도 되는 내용과 안 되는 내용을 논의하면서 39장의 자필 메모를 남겼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의미하는 CVID,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를 의미하는 단어 등이 적혀 있습니다.

그래도 내용 조율에 진전이 없자 백악관은 결국 수정과 삭제가 필요한 415군데 목록을 만들어 볼턴에게 건넵니다.

한반도 관련 내용만 110군데가 넘습니다.

볼턴은 백악관의 수정·삭제 요구를 대부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은 볼턴이 국가 안보로 도박을 한다며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언론 등을 통해 이미 내용이 알려져 출간 금지의 실익이 없다며 출간을 허가했고 볼턴 회고록은 오늘 출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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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수형 특파원, 보안각서를 쓴 볼턴 전 보좌관은 자기가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그런데도 이 책을 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오늘부터 미국에서 볼턴 회고록이 시중에 풀렸는데, 백악관과 치고받고 싸움이 치열했던 만큼 독자들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독자의 관심은 곧 돈으로 연결되죠.

볼턴이 사전에 받은 인세가 25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책이 잘 팔리면 추가로 인세가 들어올 테니 볼턴이 돈방석에 앉게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은 사임 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대놓고 드러내기도 했는데, 돈과 원한, 이 두 가지 이유가 볼턴을 트럼프 저격수로 만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책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참 화가 많이 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사례를 들어서 볼턴을 공격했다면서요?

<기자>

볼턴 회고록에 사실 왜곡이 많다는 청와대 해명 기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윗에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봐라, 볼턴은 법을 어겼다, 기밀 정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또 볼턴을 미친 사람, 무능한 거짓말쟁이 같은 막말로 비난했습니다.

<앵커>

그러자 볼턴도 올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져야 한다는 낙선 운동으로 바로 또 맞불을 놨어요?

<기자>

볼턴 전 보좌관도 자기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 낙선이라는 걸 분명히 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존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美 ABC 인터뷰) : 나는 미국인들이 11월 대선 때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역사가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의 일탈로 기록하기를 희망합니다.]

대통령과 핵심 참모 관계였던 두 사람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건데 대통령은 측근을 내치고 그 측근은 반 트럼프 인사가 되는 행태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정용화·최혜영, CG : 박상현)
김수형 기자(se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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