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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고(故) 이상근 선생, 음악작품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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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출신 작곡가 이상근의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

뉴시스

[진주=뉴시스] 故 이상근 작곡가의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 악보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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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지역 유명 음악가인고(故) 이상근(1922~2000년) 선생의 음악작품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 악보가 문화재로 등록될 예정이다.

칸타타는 17~18세기 바로크 시대에 성행한 성악곡의 한 형식으로 독창, 중창, 합창과 기악 반주로 이루어진 큰 규모의 성악곡을 말한다.

진주시는 문화재청의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재 공모에 응모해 1·2차 전문위원 자문회의와 문화재 위원(근대분과) 회의를 통해 30일간 예고기간을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예고 됐다고 24일 밝혔다.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는 고(故) 이상근 선생이 한국전쟁 중에 평소 교분이 있었던 청마 유치환 선생의 시집에서 영감을 얻어 1952년 8월3일부터 8월21일(당시 30세) 마산여고 재직 중에 작곡했다.

이 선생은 청마 선생의 시집 중에 음악이 될 수 있는 시(詩) 4편을 골라서 대규모 합창이 딸린 한국전쟁의 대서사시를 창작했다.

이 악보는 교향곡 형식의 4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1악장(전진), 2악장(전우에게), 3악장(1950년 X마스에 부치다), 4악장(결의)로 기승전결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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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뉴시스] 故 이상근 선생의 3악장 악보 '1950년대의 크리스마스에 부치다'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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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문헌학적인 특징은 작곡자 자신이 표지를 직접 도안했다는 것과 기보법이 마치 도형처럼 아름다운 그림 같아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보가 아닌가싶다.

작곡자의 모든 중요 악보는 작곡자가 직접 도안한 표지가 붙어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작곡자가 작곡할 때 습관 같은 것이 악보에 남아있으며 직접 표지 도안을 작성하고, 작곡기간과 장소, 서명 등을 악보의 맨 뒤에 밝혀 문헌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또 펜으로 세밀하게 악보를 기보했고 악상기호, 가사처리 등에 있어서도 아주 자세하게 기입했는데 이런 경향은 자신의 작곡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주하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 작품은 슬픈 일화도 갖고 있다. 1952년 8월 선생은 당시 고려교향악단 지휘자였던 김생려씨에게 연주를 조건으로 악보를 빌려주었으나 전쟁으로 연주도 못하고 분실돼 54년 동안 악보가 찾지 못하고 선생 또한 2000년도에 자신의 작품 초연도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러던 중에 이 악보를 소장하고 있다는 분이 나타났고 2006년 중앙일보에 대서특필돼 54년만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됐다.

악보는 최초에 서울의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대구에 있는 고문서 수집가를 통해 진주시에서 수집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진주출신의 이성자, 박생광, 설창수, 이경순, 박은회, 이형기, 허수경, 최계락 등 많은 지역의 훌륭한 예술인들이 창작한 예술품이 국가등록문화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문화재의 자격을 갖춘 작품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kg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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